100세의 행복
정세희·김서원·서지원 지음
중앙북스
‘100세’란 말이 더는 낯설지 않은 시대다. 100세를 넘긴 한국인이 1만 명에 이르고, 한국인 5명 중 1명은 65세를 넘어섰다. 길어진 수명이 마냥 반가운 건 아니다. 일찍 병들면 고통만 배가 된다. 이제는 천천히 건강하게 나이 드는 사람이 성공자로 불린다. 건강 관련 정보가 넘쳐나는 건 그래서다. 근력 운동을 해야 한다, 렌틸콩을 챙겨 먹어라…. 먹고, 자고, 움직이는 일상 모든 것의 정。에 ‘건강’이 있다. 저자들은 문득 이런 질문이 들었단다. 100세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정말’ 그렇게 살고 있을까?
세 명의 저자는 100세 안팎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어르신을 찾아 나섰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여전히 현역으로 자신의 일을 꾸려가며,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장수 어르신 16명. 그 사람들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책의 묘미는 낱낱이 파헤친 장수 어르신들의 하루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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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은 “본인조차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장수 습관을 찾겠다”는 각오로 주인공 한 명 한 명의 하루를 밀착 취재한다. 집 냉장고부터 유튜브 시청 내역까지. 식습관부터 수면습관까지. 평범한 일상에서 주인공마다의 건강 비결을 캐낸다. 김두만(1927년생) 전 공군참모총장의 식탁에서는 폐병 완치 비결을, 조장희(1936년생) 뇌과학자의 책상에서는 치매 예방법을 발견한다. 한종상(1924년생) 태권도 수련자의 화장대, 홍운표(1924년생) 성악가의 사우나에서는 나이 들어도 빛나는 외모의 비결을 찾는다.
저자들의 질문은 날카롭다. ‘인생이 고통스러울 땐 어떤 생각을 해야 하나’, ‘행복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처럼 심오하고 난해한 질문과 거침없는 답변이 쉴 새 없이 오간다. 초장수 철학자 김형석(1920년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자신의 가장 병약했던 시절을 고백했고,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 홍숙자(1933년생) 전 외교관은 재킷 아래 숨겨뒀던 훈장 같은 주름을 공개했다.
신천지
저자들은 지난해 6월 조완규(1928년생) 전 서울대 총장을 만나 그의 마지막 이야기도 기록했다. 조 전 총장은 그로부터 1년여 뒤인 지난 7월 세상을 떠났다. 생전 그가 들려준 대한민국 교육사를 되짚다 보면, 한 세기를 살아온 개인의 이야기는 곧 한 시대와 맞닿는다는 걸 깨닫는다.
이 책은 중앙일보의 프리미엄 지식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에서 화제가 된 ‘100세의 행복’ 연재 기사를 새롭게 엮은 것이다. 장수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건강, 마음, 관계, 삶의 태도 등 네 가지 주제로 나누고 어르신들이 지켜온 삶의 원칙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한 편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100세의 행복 비결’을 따라 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저자들이 찾은 장수의 비결은 무엇일까? 답은 간단했다. “끊임없이 배우고, 성실하게 일하며, 사람과 사회를 귀하게 여기는, 선한 사람”이라는 것. 책 제목도 ‘100세의 건강’이 아닌 『100세의 행복』이다. 방황하는 청년, 노년을 걱정하는 중년, 생의 끝자락에 선 노년. 우리는 어떤 상황에도 행복을 찾아 헤맬 것이다. 그렇기에 늘 곁에 두고, 꺼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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