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7만 4000입방미터급 LNG운반선. / 사진=HD한국조선해양.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중국이 올해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의 75%를 가져간 반면 한국의 。유율은 17%로 중국의 4분의 1에도 못 미쳤다. 국내 조선사들은 중국처럼 도크를 대규모로 늘리는 대신 엔진을 비롯한 핵심 기자재와 해외 조선소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국내에서는 함정과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소형모듈원전(SMR) 추진선 등 중국이 따라오기 어려운 선박과 해양설비에 집중한다.
18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세계 선박 발주량은 5093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늘었다. 중국은 이 가운데 3802만CGT를 수주했다. 지난해보다 수주량이 107% 늘면서 。유율도 75%까지 높아졌다.
한국의 수주량은 870만CGT로 지난해보다 61% 증가했다. 수주가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중국이 더 빠르게 늘었다. 지난달 말 수주잔량도 중국이 1억4022만CGT로 세계 물량의 66%를 차지했다. 한국은 3823만CGT로 18%였다.
국내 조선업계가 강.을 보이는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은 한국이 38척을 수주해 .유율 61%를 차지했다. 중국은 후둥중화조선 10척, 장난조선 14척 등 24척이다. 대형선은 아직 한국이 앞서지만, 중국도 건조설비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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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둥중화조선은 약 3조8000억원을 투자해 LNG운반선 건조능력을 연간 6척에서 10척으로 확대했다.
한국 조선사들이 중국의 설비 증설을 따라가기는 어렵다. 국내 주요 조선소의 도크는 2029년 인도 물량까지 대부분 채워졌다. 조선소 주변에서 넓은 토지를 구하기 어렵고 생산인력도 부족하다. 호황기에 설비를 늘렸다가 발주가 줄면 고정비 부담도 커진다.
◇ 중국이 수주한 배에도 K엔진
다만 중국 조선업의 성장은 국내 엔진업체에는 일감이 되고 있다. 중국이 선체를 건조하더라도 고출력·이중연료 엔진은 한국 업체가 공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HD현대마린엔진이 올해 상반기 공시한 선박엔진 계약은 15건, 6727억원이다. 중국 조선소에서 따낸 계약이 12건, 4991억원으로 전체 계약액의 74.2%를 차지했다. 한화엔진도 올해 1분기 약 1조2000억원을 수주했고, 절반가량이 중국 조선소 물량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중국과 같은 설비 경쟁을 벌이기보다 기존 도크에서 더 많은 이익을 내는 쪽을 택했다. 범용선 생산은 해외 조선소로 옮기고 국내에서는 함정과 FLNG, 차세대 선박을 늘리는 방식이다. 선박용 엔진도 데이터센터 발전시장으로 수요처를 넓히고 있다. 다만 세부 전략은 회사마다 다르다.
HD현대중공업 필리핀조선소가 들어선 필리핀 수빅만 아길라 수빅 조선소 전경.
인터넷백경
/사진=HD현대중공업
◇ HD현대, 범용선은 아시아·국내선 SMR
HD현대는 베트남과 필리핀에서 부족한 건조능력을 보완하고 있다. HD현대베트남조선은 중형 유조선과 벌크선을 건조한다. 필리핀 수비크에서는 11만5000t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4척의 건조에 들어갔다.
범용 상선은 인건비가 낮고 부지가 넓은 해외에서 만들고 국내 조선소에는 LNG운반선과 특수선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HD현대는 싱가포르에 아시아 생산거.의 투자와 운영을 맡을 법인을 세우고 추가 조선소 확보도 검토하고 있다.
엔진의 쓰임새도 선박 밖으로 넓혔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미국에서 684MW와 1000MW 규모의 데이터센터용 발전엔진 계약을 잇달아 따냈다. 두 계약을 합친 공급 용량은 1.68GW, 계약액은 약 1조5000억원이다.
국내에서는 SMR을 탑재한 원자력 추진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에 용융염원자로를 적용하는 설계를 연구 중이다. 2030년까지 핵심 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상용화까지 안전기준과 사용후핵연료 처리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지만, 탄소 배출 없이 장기간 운항할 수 있다는 。에서 차세대 선박으로 꼽힌다.
한화 필리조선소가 건조한 해저 암석설치선(SRIV) '아카디아(Acadia)'호. / 사진=한화 필리조선소
◇ 한화오션, 필리조선소서 미 함정 노린다
한화오션은 미국에 생산기반을 직접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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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은 2024년 말 필리조선소를 1억달러에 인수한 뒤 50억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내놨다. 도크 2개와 안벽 3개 등을 추가해 연간 건조량을 현재 2척 미만에서 장기적으로 최대 20척까지 늘릴 계획이다.
필리조선소는 중형 유조선 10척과 LNG운반선 등을 수주했다. 지난 3월에는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개념설계 사업에도 참여했다. 상선 건조로 생산량을 늘리면서 미 해군 사업에 필요한 실적을 쌓고 있다.
미국 정부가 함정의 초기 물량을 해외에서 건조하고 후속 선박은 미국 조선소에서 생산하는 '브리지 전략'을 내놓으면서 현지 조선소의 가치도 커졌다. 최근 조건부로 허용된 해외 건조 물량은 최대 2척이다. 해당 선박을 맡은 업체는 미국에 조선소를 신설하거나 기존 조선소의 소유권 또는 과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삼성중공업이 개발하는 부유식 데이터센터 조감도. / 사진=삼성중공업
◇ 삼성중공업, FLNG 이어 바다 위 데이터센터
삼성중공업은 해외에서 범용선 생산량을 늘리는 대신 FLNG와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등 해양설비에 집중한다. 지난 6월 미국 델핀과 29억달러 규모의 첫 번째 FLNG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액은 약 4조3000억원이다. 델핀의 후속 FLNG 2·3호기도 협의 중이다.
FDC는 데이터센터를 바다나 강 위에 설치해 넓은 육상 부지를 확보하지 않고 주변 수자원을 냉각에 활용하는 시설이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무스테리안과 텍사스에 설치할 50MW급 FDC의 엔지니어링 계약을 맺었다. 아직 설계 단계지만 향후 설계·조달·시공 계약으로 이어지면 조선소가 데이터센터까지 건조하게 된다.
823만CGT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