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지형도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중동의 핵심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한국과 일본 정부에 파격적인 요청을 전달했습니다. 자신들이 한국과 일본 현지에 보관하는 비축 물량을 현재보다 최대 10배까지 늘려달라는 요구입니다.
현재 사우디와 UAE는 일본에 각각 800만 배럴의 원유를 저장하고 있으며, 한국과도 유사한 규모의 비축 확대를 놓고 긴밀히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이나 홍해의 지정학적 위험을 피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주요 소비지인 동아시아 현지에 미리 원유를 쌓아둠으로써, 유사시에도 아시아 고객사들에게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뉴욕타임스는 "홍해에서 후티 공격이 이어지고 있고, 호르무즈 해협 역시 언제 다시 개방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불안정한 페르시아만 지역을 넘어 안전한 곳에 더 많은 석유를 비축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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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국내 비축량 확대는 중동 석유 최대 수요국인 한국·일본 입장에서도 유가 위기 대응력을 높이는 조치가 될 수 있으나, 국내 비축 여력을 외국 석유회사에 대거 할당할 경우 정부 및 국내 정유기업이 쓸 공간이 부족해지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현재 사우디·UAE산 원유 약 800만 배럴, 쿠웨이트산 원유 약 300만 배럴을 국내에 비축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사우디산 원유 530만 배럴, UAE·쿠웨이트산 원유 각각 400만 배럴 공동 비축을 유치한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왜 중동 산유국들은 한국 시장과 한국의 비축 시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일까요. 그 핵심 원동력은 바로 한국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석유 비축 인프라'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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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은 한국석유공사를 중심으로 전국 9개 비축기지에 총 1억 4600만 배럴 규모의 저장 시설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수 등에 위치한 지하 암반 공동 비축기지는 단일 시설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외부 충격이나 화재에도 견디는 독보적인 안전성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이미 비축 공간이 한계에 다다라 수용 능력을 넘어서는 반면, 한국은 최첨단 지하 비축 기술과 뛰어난 지정학적 물류 접근성을 고루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국내 최고 수준의 정제 인프라까지 더해져, 산유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동북아 최적의 에너지 저장 거.인 셈이죠.
한국 역시 중동 산유국의 원유를 국내에 유치할 경우, 수급 위기 시 해당 물량을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에너지 안보 헤지 수단을 얻게 됩니다.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 최대 수준의 지하 비축 인프라를 갖춘 대한민국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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