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디젤에 들어가는 원료의 72%가 수입 팜유와 팜 파생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산림파괴 없는 공급망'을 서약한 기업이 공급한 팜유 물량조차 열대우림 훼손과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후위기 대응을 명분으로 도입된 제도가 "얼마나 섞었는가"만 따지고 "실제로 얼마나 줄였는가"는 묻지 않은 결과라는 지적이다.
기후솔루션은 10일 보고서 '한국 바이오연료의 이면'을 발간하고, 한국의 바이오연료 정책이 혼합량 확대에 집중한 나머지 원료의 실제 기후성과와 공급망 책임을 관리하는 제도를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를 일부 공급업체의 일탈이 아니라, 어떤 원료가 어떤 과정을 거쳐 들어오는지 묻지 않은 채 혼합률 달성을 우선해 온 정책 구조의 문제로 진단했다.
한국은 2015년 신·재생에너지 연료 혼합의무제도(RFS)를 도입한 뒤 경유의 바이오디젤 혼합률을 높여 왔다. 현재 의무 비율은 4%이고, 정부는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통해 이를 8%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는 혼합량과 연료 품질, 의무이행 실적을 관리한다. 그러나 공급망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을 따지는 전과정평가(LCA)나 산림파괴·이탄지 훼손과 연계된 원료를 배제하는 구속력 있는 기준, 원산지 추적성은 의무이행 인정 요건에 충분히 반영돼 있지 않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이런 공백은 원료 구성의 쏠림으로 나타났다. 2024년 국내 바이오디젤 생산에 쓰인 팜유와 팜 파생물은 76만6000t으로 RFS 도입 시.보다 약 4배로 늘었다. 전체 바이오디젤 원료의 72%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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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정제 팜유뿐 아니라 팜지방산증류물(PFAD), 팜유 공장폐수에서 회수한 오일(POME) 같은 파생물에도 크게 의존한다. 이들 파생물은 여러 착유공장과 정제시설의 원료가 섞이고 중간 거래를 거쳐 원산지까지 확인이 어렵다. 부산물이라는 분류만으로 낮은 환경위험이나 감축 효과가 자동으로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보고서의 지적이다.
2023~2025년 상업용 선적 기록을 분석한 결과 한국 기업은 인도네시아 정제소 37곳에서 팜 원료를 조달했고, 이 중 13곳이 분석 대상 한국행 물량의 약 90%를 공급했다. 분석 물량의 90% 이상은 산림·이탄지 훼손, 토지권 분쟁, 법적 제재, 부패, 투명성 문제 가운데 하나 이상이 정부 자료나 인증기관 기록, 시민사회 조사에서 확인된 공급업체 그룹과 연결돼 있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2025년 물량의 23%는 그해 말 수마트라 홍수 피해지역에 양허지나 조달망을 둔 그룹과 닿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수치가 해당 물량이 모두 불법 생산됐다거나 한국 기업이 특정 피해를 직접 일으켰다는 뜻이 아니다. 대량으로 들어오는 공급망 곳곳에서 확인해야 할 위험 신호가 나왔는데도, 이를 의무적으로 들여다보고 대응하게 하는 국내 규칙이 없다는 정책 공백을 보여준다는 것이 보고서의 문제 제기다.
기업의 자발적 관리도 이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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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제이씨케미칼, DS단석, SK에코프라임, GS글로벌, HD현대오일뱅크를 주요 수입·가공 기업으로 확인했는데, 발간 시。 공개자료에서 공급망 전체에 적용되는 산림파괴·이탄지 개발·착취 금지(NDPE) 정책이나 이에 상응하는 조달 기준을 명시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3개 기업은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내지 않았고, 5개 기업 모두 연구 설문에 답하지 않았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정제시설 등을 직접 소유·투자하는 상류 부문으로 진출하는 만큼 실사와 정보공개 책임, 금융기관의 심사 책임도 함께 커져야 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인증과 기업 서약을 보유한 공급업체에서도 환경·사회적 논란이 이어진 사례를 확인했으며, 인증 적용 범위와 현장 집행, 외부 조달망 검증에 공백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책 기준을 '얼마나 혼합했는가'에서 '검증된 감축을 달성했는가'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료를 태울 때만이 아니라 원료 생산부터 가공·운송까지 전 과정의 배출을 계산하고, 연료용 작물 수요가 기존 농업을 밀어내며 새 산림을 훼손하는 간접 토지이용변화까지 포함하라는 것이다. 인증 역시 실사를 대체하는 면책 수단이 아니라 검증 증거의 하나로 다뤄야 한다고 봤다. 2027년부터 국내 출발 국제선에 지속가능항공유(SAF) 1% 혼합이 시작되는 만큼, 혼합률을 먼저 정하고 원료 기준을 뒤늦게 붙이는 순서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보고서 저자인 엘레오노라 파산 기후솔루션 산림팀 연구원은 "한국의 팜유 의존은 시장이 저절로 선택한 결과라기보다 혼합량에는 정책적 가치를 부여하면서 원료의 산림·배출·인권 비용은 따지지 않은 제도가 만든 구조적 결과"라며 "전과정평가와 산림파괴 배제 기준, 추적성과 공급망 실사를 추가 확대보다 먼저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 규칙이 없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