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거대 로펌 방정식'을 정립한 데이비드 폭스가 소수 변호사로 구성된 'AI 네이티브 로펌' 모델을 제시했다.
▶ 타임차지 체계의 종말과 함께 대형 로펌의 체질 개선이 .쳐진다.
미국의 대형 로펌 스캐든(Skadden)의 스타 변호사였던 데이비드 폭스(David Fox)는 2009년 커클랜드 앤드 엘리스(Kirkland & Ellis)로 옮겼다. 그는 새 로펌에서 핵심 인재를 영입하고 M&A 등 대형 거래에 화력을 집중하는, 이른바 '커클랜드 성공 공식'으로 통하는 '빅로(Big Law) 승리 방정식'을 정립했다. 폭스의 전략에 힘입어 커클랜드는 2025년 기준 연 매출 100억 달러(약 13조 원)를 돌파하며 세계 1위 로펌으로 도약했다.
세계 최대 로펌의 성장을 이끈 폭스가 자신이 구축한 '거대 로펌 생태계'를 뒤집는 실험에 나서면서 또다시 로펌 업계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는 2026년 7월 AI 기술기업 '어빙 테크놀로지'를 설립, 이를 기반으로 AI 중심의 소형 로펌 '어빙'을 출범시켰다.
약 10명의 직원과 AI로 무장
어빙은 수백~수천 명의 어소시에이트 변호사를 고용하는 기존 대형 로펌(Big Law) 구조에서 벗어나 변호사와 엔지니어 포함 10명 미만의 최소 인원으로 운영한다.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리서치, 계약서 작성, 실사 업무를 AI가 처리하며, 소수의 파트너급 변호사들은 고객 관계 관리 및 핵심 전략 수립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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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빙은 AI 자체 솔루션을 활용해 이미 여러 건의 M&A 자문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미국 부통령 JD 밴스가 공동창업한 것으로 알려진 나리야 캐피털(Narya Capital) 등 벤처 펀드 등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뛰어난 인재 5,000명이 필요한가, 아니면 20명으로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폭스는 인터뷰에서 "내게 한 번의 혁명이 더 남아있길 바란다"며 소수의 베테랑 변호사가 고도화된 AI를 활용해 거대 로펌 수준의 업무량을 소화하는 'AI 네이티브 로펌' 모델을 제시했다. 전 세계 로펌 업계는 그의 시도가 전통적인 시간당 수임료(Billable Hour)를 토대로 한 타임 차지(Time Charge) 체계와 대형 로펌의 앞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타임 차지'의 종말 오나
국내에도 AI를 무기로 대형 로펌의 영역에 도전장을 낸 로펌들이 있다. AI 기반 로펌 '머스트노우'를 설립한 조우성(사법연수원 23기) 변호사는 AI 에이전트에 자료수집가·분석가·반론가·배심원 등의 역할을 배분해 사건을 검토하고 있다. 조 변호사는 "의뢰인과 대화·이메일 전체를 AI가 기억하고 재구성하는 안드레이 카파시의 'LLM 위키' 방식을 응용해 5명 이상의 전문가와 협업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했다. 대형 로펌이 소송 한 건에 변호사 여러 명의 이름을 올리되 주니어(어소) 1명이 초안을 잡는 구조라면, 소형 AI 펌은 10명 미만 팀으로도 빅펌급 업무를 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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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주니어 변호사의 리서치 업무나 번역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로펌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변호사 업계에선 "후배 변호사들에게 새벽 2시에 일을 시키려면 눈치가 보이지만 AI에게 시키면 새벽 2시든 3시든 상관이 없다"는 말이 나돈 지 오래다.
AI가 업무에 드는 시간과 인간의 노력을 대체하거나 단축하면서 의뢰인의 비용 부담과 로펌의 과금 방식 체계도 전환.을 맞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들은 "인력과 시간당 과금 방식을 뜻하는 타임차지가 몰락하는 것이 아니라, 타임차지를 하기 위한 '시간'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로펌 보수 체계 변화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는 "100시간 걸리던 일이 10시간으로 줄어들면 기존 타임차지 모델이 커다란 도전을 받겠지만, AI의 효율성과 인간 변호사의 역량은 가변적"이라며 "현 단계 다양한 전망에는 기대와 희망이 뒤섞여 있다"고 했다.
대형 로펌들도 AI 활용 가속화
중소형 로펌이 AI를 활용해 대형 펌들과의 격차를 어느 정도 따라잡을 순 있겠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대형 로펌들 역시 AI 활용에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커클랜드도 자체 AI 플랫폼 구축에 5억 달러를 투자하고, 무려 180명이 넘는 AI 엔지니어와 데이터과학자를 두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M&A나 대형 분쟁은 분야별 전문팀의 협업이 필수적인 '종합병원' 구조"라며 "AI의 환각(Hallucination) 현상과 고객 정보 유출 리스크를 걸러낼 검증·보안 시스템 등도 로펌 선택의 주요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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