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 마비를 딛고 스쿠버다이빙 강사 자격에 도전하는 이병민(45)씨. /사진제공=본인
"지상에서는 10m를 움직이는 것도 힘들 때가 많지만 물속에서는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요. 그게 가장 좋아요."
인천 계양구 계산동에 사는 이병민(45)씨는 스쿠버다이빙 강사 자격에 도전하고 있다.
이씨는 6년 전 교통사고로 척수손상을 입어 하반신이 마비된 중도장애인이다.
그에게 이번 도전은 자격증 하나를 더 얻는다는 의미 그 이상이다. 자신처럼 장애를 갖게 된 사람들이 물속에서만큼은 몸의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고 싶어서다.
이씨의 삶이 크게 달라진 것은 지난 2020년 10월18일이다. 외식업계에서 메뉴 개발 일을 하던 그는 코로나19 당시 밀키트 개발을 위해 출장을 가던 중 전남 곡성의 한 국도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척수를 크게 다쳤다.
수술과 치료를 거친 뒤 2021년 3월 인천 서송병원에 입원해 약 2년 동안 재활에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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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걸을 수 있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운동하다 척추에 고정한 핀이 빠져 재수술을 받기도 했다.
2023년 3월 퇴원해 사회로 돌아왔지만 병원 밖 일상은 또 다른 재활의 시작이었다. 퇴원 당일 음료수를 사러 집 앞 편의.에 갔다가 입구의 계단 두 칸을 휠체어로 오르지 못했던 순간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이씨는 "사고 전에는 자연스럽게 걸었지만 이제는 한 걸음을 내디딜 때도 어떤 근육을 써야 할지 생각하며 움직여야 한다"며 "병원은 환자가 생활하기 편하도록 돼 있지만 밖으로 나오니 어디를 가든 그 자체가 훈련이었다"고 말했다.
이씨가 스쿠버다이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재활을 계속하면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던 중 사고 이전부터 즐겼던 다이빙을 다시 떠올렸다.
그는 '장애인이 할 수 있는 다이빙'을 1년 넘게 찾아다녔다. 그러던 중 다른 장애인들이 다이빙하는 영상을 발견했고 강사에게 직접 연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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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2024년 재활 스쿠버다이빙을 시작했다.
이씨는 "처음에는 물속에서도 다리를 제대로 통제할 수 없어 중심을 잡기 어려워 강사의 도움이 필요했다"며 "오리발을 이용한 다이빙뿐 아니라 물속에서 걷기와 스쿼트 등 재활운동도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손으로 유영했지만 6~7개월이 지나면서 다리에 힘이 붙어 오리발로 움직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가장 기초 단계인 오픈워터를 시작으로 약 2년에 걸쳐 교육과 훈련을 이어온 이씨는 현재 보조강사 단계까지 올라섰다. 매주 최소 두 차례 다이빙풀을 찾아 훈련하며 지난해부터 정식 강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시험 응시 과정에서 협회의 응시 만류 등 어려움도 겪고 있지만 그의 목표는 확고하다. 강사 자격을 취득해 스쿠버다이빙을 접하기 어려운 지체장애인들에게 직접 다이빙을 경험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장애인들이 병원을 나온 뒤 실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훈련과 교육이 더 필요합니다. 제가 강사가 돼 다른 지체장애인들도 물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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