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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막차를 타고 노을 보다’ 출연 배우들의 연습 모습.<극단 Free 제공>
삶의 끝자락에 선 한 남자가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은 거창한 유언이 아니다. 평생 갈등을 반복해온 가족이 더는 서로를 미워하지 않고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가족의 상처와 노년의 아픔을 담은 연극이 광산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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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Free는 오는 25일부터 26일까지 오후 7시 30분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연극 ‘막차 타고 노을 보다’를 선보인다. 극본 김창일, 연출 정순기.
작품은 큰마누라와 작은마누라 사이에서 두 집 살림을 이어온 박삼재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큰댁에게서 자식을 얻지 못한 그는 작은댁을 들여 아들을 얻지만 두 집안의 갈등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다. 밭일을 하러 나가도 다툼이 이어지고, 결국 땅을 나눠 따로 살림을 꾸리게 된다.
평생 고집 세고 신경질적인 성격으로 살아온 박삼재는 고혈압에 시달린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 건우가 사업 자금을 마련하겠다며 큰댁이든 작은댁이든 한쪽의 땅을 팔아달라고 요구하면서 갈등은 다시 커진다. 충격을 받은 박삼재는 쓰러져 중환자실에 눕게 된다.
죽음이 가까워졌음을 느낀 박삼재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싶어 한다. 그가 바라는 것은 재산 분배가 아니라 큰댁과 작은댁의 화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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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혼수상태에서 깨어나도 면회 시간이 맞지 않아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가까스로 정신이 돌아왔을 때는 이미 면회가 끝나버리는 일이 반복된다.
극은 병실과 저승의 경계를 오가며 전개된다. 박삼재는 저승사자를 만나지만 끝내 유언을 남기지 못했다며 쉽게 떠나지 못한다. 저승사자는 살아 있는 동안에도 풀지 못한 갈등을 죽음 앞에서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말하지만, 박삼재는 두 아내를 두고 갈 수 없다며 버틴다.
작품은 죽음을 서민적인 해학과 현실적인 가족사를 통해 풀어낸다. 병문안을 온 마을 향우회 회원들이 장례 절차를 의논하고, 화장장례를 두고 큰댁과 작은댁이 또다시 다투는 장면 등은 웃음 속에서도 노년과 가족, 죽음의 문제를 돌아보게 한다.
김창일 작가는 “이번 작품은 중환자실 입원 경험에서 출발했다. 병실에서 죽음을 가까이 마주한 환자들을 보며 삶의 마지막 순간에 누군가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관객들이 웃음과 아픔이 함께하는 이야기를 통해 삶의 끝에서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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