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에도 조희대 대법원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하지만 막상 ‘탄핵 카드’는 꺼내들지 않으면서 그 정치적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을 만날 때는 웃고 뒤돌아서 비수를 꽂았다”며 “인간의 도리가 아니라는 게 추석에 만난 시민들 얘기”라고 했다. 조 대법원장이 지난 21일 김성수 대법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이 대통령과 차담을 나눈 다음 날 대법관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걸 문제삼은 것이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조 대법원장을 방치해왔기 때문에 대법관 재제청 사태까지 터진 것”이라며 “이번만큼은 호락호락하게 넘어갈 수가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압박 강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긴급 현안질의를 열고 대법관 재제청의 절차적 흠결을 주장할 예정이다. 이용우 의원은 “법원행정처는 대법관 재제청을 해야 한다고 보고했으나 조 대법원장이 격노하면서 재제청 거부 의견으로 다시 정리할 것을 지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며 “이게 사실이라면 제왕적 대법원장에 의한 인사농단이자 전례 없는 격노의 직권남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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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은 다음 달 6일 대법원 국정감사 때 조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세우겠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도 조 대법원장에게 증인 출석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 압박에 다양한 방식을 동원하고 있다. ‘법원행정처 폐지’와 관련해 권칠승 정책위의장은 “급한 사안”이라며 “현재 (내용을) 정리 중”이라고 했다. 조계원 대변인은 통화에서 “상설이든 일반이든 조 대법원장 특검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대선 직전인 지난해 5월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당시 대선후보이던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이후 1년이 넘도록 탄핵 카드를 꺼내진 않고 만지작대고만 있는 것이다.
이처럼 탄핵 추진에 신중한 가장 큰 이유는 탄핵이 기각될 경우 역풍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 사건 유죄 취지 파기환송이나 대법관 재제청 거부 모두 위법성이 명백하지는 않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어서 탄핵 인용이 쉽지 않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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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다가 중도 외연 확장을 노리는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 탄핵을 추진했다가 실패하면 중도층의 민심 이반이 클 것이란 우려가 크다. 지도부 소속 의원은 “무작정 탄핵을 추진하면 조희대의 영웅 서사만 만들고 얻는 게 없을 것”이라고 했다.
탄핵 정국이 길어지면 민생 담론이 실종될 가능성도 걱정하고 있다. 권 의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이번 정기국회의 대원칙은 ‘민생 올인 정책 국회’”라고 했다. 주요 과제로는 ▶주거비 등 고정지출 감면 ▶자본시장 건전화 등을 제시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지난 23일 유튜브 민주당TV에서 “추석 연휴 이후 매달 민생을 지키는 최고의 정책 입법 활동을 포상하겠다”고 했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여당은 정책 성과로 민심을 회복해야 하는데 탄핵 정국이 시작되면 블랙홀처럼 휩쓸려 가고 지지율에도 타격이 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을 탄핵하면 내부 결집 동력이 사라진다는 우려도 있다. 민주당은 8?17 전당대회 이후 금기어인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하는 등 내분에 휩싸였으나 최근에는 계파를 가리지 않고 조 대법원장에 맞서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공공의 적이 사라지면 다시 ‘내부의 적’에 눈을 돌릴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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