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자리 증가폭이 지난해 말 예측의 절반에도 못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노동연구원은 6일 발표한 고용·노동브리프 '2026년 상반기 노동시장 평가와 하반기 노동시장 전망'에서 올해 취업자 증가폭 전망을 10만 3천 명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내놨던 21만 명에서 절반 아래로 낮춘 수치다. 하반기 증가폭은 상반기(10만 8천 명)보다도 낮은 9만 8천 명으로 내다봤다. 연간 고용률은 62.7%, 실업률은 2.9%로 전망했다.
전망이 현실화하면 연간 고용률은 코로나19 위기였던 2020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한다. 2000년 이후 고용률 하락과 실업률 상승이 동시에 나타난 것은 2003년, 2009년, 2018년, 2020년 네 차례뿐이다. 모두 위기 국면이었다.
상반기 실적이 이미 당초 예상 경로를 크게 밑돌았다. 노동연구원은 상반기 증가폭을 22만 명으로 예상했으나 실적은 10만 8천 명에 그쳤다. 지난해 증가폭의 절반 수준이다.
1분기 18만 3천 명이던 증가폭은 2분기 3만 2천 명으로 급격히 쪼그라들었고, 5월에는 취업자가 1년 전보다 4만 명 감소했다. 고용률은 0.1%p 떨어진 62.5%, 실업률은 0.1%p 오른 3.2%였다.
부진의 중심은 청년층이다. 노동연구원이 20대 취업자 감소분을 인구효과와 고용률효과로 나눠 본 결과, 절반 가까이가 고용률 하락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가 줄어든 만큼 취업자가 준 게 아니라, 일할 수 있는 청년 중 실제로 일하는 비율 자체가 떨어졌다는 뜻이다. 고용률효과에 따른 감소는 1분기보다 2분기에 더 커졌다.
20대 고용률은 1.3%p 하락해 전 연령대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하락폭은 지난해 하반기의 두 배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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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취업자는 6월까지 44개월 연속 줄었고, 고용률도 26개월 연속 하락했다. 노동연구원은 "최근의 악화는 일시적 조정이라기보다 고용률이 감소한 2년 동안의 청년 고용 부진이 한층 심화된 것"으로 판단했다.
주목할 대목은 감소가 이른바 '괜찮은 일자리'에 집중됐다는 。이다. 20대 고용률 하락에 가장 크게 기여한 산업은 정보통신업이었고,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과 제조업이 뒤를 이었다. 감소는 특히 상용직에 몰렸다.
서비스업 전체로 봐도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취업자는 상반기 8만 8천 명 줄어 서비스 업종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컸다. 감소는 남성·상용직에 집중됐고 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났다.
특히 감소분의 절반가량이 대규모 사업체에서 발생했다. 노동연구원은 건축 설계·감리 및 엔지니어링 회사, 과학기술 연구기관, 대기업 본사 등 대규모 사업체가 많이 분포한 분야의 채용 축소나 인력 조정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정보통신업·금융보험업까지 포함한 지식기반 서비스 부문은 지난해 상반기 취업자가 20만 명 이상 늘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7만 명 넘게 줄었다. 노동연구원은 "1년 사이의 급반전"이라고 평가했다. 정보통신업은 취업자가 소폭 늘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늘어난 쪽은 30세 이상 전문직이고 줄어든 쪽은 청년층 사무직이었다.
채용문이 좁아진 정황도 뚜렷하다. 근속 3개월 이하 청년 신규취업자는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했고, 신규 졸업자의 고용률 하락폭은 청년층 전체 평균보다 컸다.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서 부진이 가장 두드러진 것이다.
학력별로는 양상이 갈렸다. 고졸 이하 20대는 고용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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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취업 비중이 높은 대면서비스업이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데다 생산직 고용까지 위축된 결과다.
초대졸·대졸 이상은 고용률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했지만, 사정이 나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고학력 청년층에서도 신규 취업자가 줄어 노동시장 진입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20대 초반에서는 통학 인구 비중이 남녀 모두 늘었다. 취업이 어려워지자 졸업을 미루고 학교에 머무는 청년이 늘었다는 의미다.
세대 간 격차도 뚜렷했다. 40대는 인구가 줄어 취업자는 소폭 감소했지만 고용률이 1.0%p 올라 전 연령대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50대도 취업자와 고용률이 함께 개선됐다. 50대 후반 여성이 도매 및 소매업, 교육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흐름을 이끌었다.
반면 60대 초반(60~64세) 취업자는 전년동기대비 10만 1천 명 감소하고 고용률도 하락으로 돌아섰다. 인구 자체가 줄어드는 가운데 이 연령층의 취업 비중이 높은 제조업·건설업·도소매업이 동시에 부진한 영향이 겹쳤다. 노인일자리사업 참여 대상이 주로 65세 이상이어서 정부 사업을 통한 고용 완충도 상대적으로 약했다. 65세 이상은 취업자 증가와 고용률 상승을 이어갔다. "고령층 취업자 증가"라는 합산 지표가 60대 초반의 부진을 가리고 있는 셈이다.
60대 초반의 비경제활동인구 비중은 올해 1.1%p 늘었다. 활동상태별로는 가사와 '쉬었음'이 증가했다. 실업률에는 큰 변화가 없었는데, 이 연령대의 고용 둔화가 실업이 아니라 노동시장 이탈로 나타났다는 뜻이다.
고용의 질도 나빠졌다. 상반기 상용직 증가폭은 9만 3천 명으로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고, 5월에는 1999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를 기록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을 제외하면 상용직은 오히려 5만 명 넘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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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비임금근로자가 7만 4천 명 늘어 코로나19 위기 이후 처음으로 증가 전환했다. 고용의 무게중심이 임금 일자리에서 비임금 일자리로 옮겨 가는 이례적 구도다.
상반기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요 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일제히 올려 잡아 3% 안팎까지 내다본다. 그런데도 고용 상황은 차갑다.
노동연구원은 성장과 고용의 연결고리가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반도체는 취업유발계수가 제조업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쳐 업황이 좋아도 고용이 크게 늘지 않는 업종이다. 수출액 급증도 상당 부분 메모리 단가 상승에 따른 것이어서 고용과 연결되는 실질 생산 증가는 제한적이었다. 반면 고용의 대부분을 결정하는 내수·비반도체 부문의 성장은 예년과 비슷한 1% 내외에 머물렀다.
반도체 호조의 성과가 공급망으로 퍼지지도 않고 있다. 올해 1분기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상장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8%에 그쳐 60~70%대인 반도체 대기업과 큰 격차를 보였다. 제조업 취업자는 상반기 6만 2천 명 줄며 24개월 연속 감소했다.
노동수요 지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빈일자리율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로 커진 대외 불확실성이 기업의 채용 결정을 미루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월 누적 실질임금 증가율도 0.3%로 지난해 같은 기간(1.7%)보다 크게 낮아졌다.
노동연구원은 "당면한 정책은 반등 자체를 서두르기보다 고용 둔화로 인한 손실이 누적되는 것을 막는 데 초.을 둘 필요가 있다"며 청년층에 대해서는 일경험·직업훈련을 통한 경력 사다리 유지와 기업의 신규 채용 유도 지원을, 60대 초반에 대해서는 주된 일자리에서의 계속고용 장려와 취약계층 전직·재취업 지원 강화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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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고용과 연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