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 계란 입고. 대란 5700원, 특란 6000원, 왕란 6500원 입고됐습니다.”
지난 28일 현장에서 만난 계란 유통업체 대표는 휴대전화를 꺼내 문자메시지 하나를 보여줬다. 경상권에서 수도권으로 넘어온 계란이 정상 거래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물량이 풀렸다는 제보였다. 그는 “정상 거래로는 나올 수 없는 가격”이라며 “요즘은 이런 덤핑 물량이 수시로 돈다”고 말했다.
계란 유통업계 한편에서는 일부 물량이 큰 폭의 할인가격에 거래되는 이른바 ‘덤핑 시장’이 형성돼 있다. 신선도가 생명인 계란은 창고에 오래 쌓아둘수록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 손해를 보더라도 빨리 물량을 처분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는 농가나 유통업체가 나오면서 비밀리에 생긴 시장이다.
이런 덤핑 물량은 유통업체의 매입가보다 한 판당 1000~1500원 낮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다만 이 가격은 소비자에게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남는 물량을 비공식적으로 처분하는 과정에서만 적용되는 값인 만큼 일부 산지 농가와 편법 거래에 나선 유통업자만 차익을 얻는 구조다. 소비자가격과도 무관하다.
거래는 은밀하게 이뤄진다. 기존 거래처에는 정상가격을 유지하면서 남는 물량만 따로 구매자를 찾아 넘긴다. 한 유통업체 대표는 “평소 거래하는 유통업체에는 정상가격을 받으려고 하고, 남는 물량은 예전에 거래했던 사람이나 사료업체 등을 통해 조용히 처분한다”며 “업계 사람끼리 연락하며 물량을 돌리는 식”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바다이야기하는방법
.
이렇다 보니 시장에는 서로 다른 가격이 동시에 존재한다. 한쪽에선 특란이 236원 기준으로 거래되고, 다른 쪽에선 훨씬 낮은 덤핑 가격으로 물량이 이동한다. 편법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유통업계는 “정상가격으로만 거래하는 사람은 버틸 방법이 없다”고 토로한다.
이중가격은 시장을 더욱 왜곡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하는 가격은 평균 시세에 가깝지만 덤핑 거래 가격은 수면 아래 감춰져 있다. 소비자는 계란 한 판에 1만원대의 높은 가격을 체감하는데도, 다른 한편에선 손해를 감수한 저가 거래가 동시에 벌어지는 모순이 반복되는 셈이다.
54.net/" 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