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선택과 날씨의 상관관계가 어떻게 될까. 기상 캐스터의 안내가 옷차림이나 야외 활동뿐 아니라 책을 고를 때도 영향을 끼친다면. “한낮 최고 기온이 38도에 이르고 밤에도 열대야가 지속되겠습니다. 야외 활동 하실 때는 수분 섭취에 주의하시고요, 읽기 활동으로는 한자리에서 끝낼 수 있는 짧은 소설을 추천합니다…”, 이런 식으로. 바다처럼 드넓은 분량의 소설로 풍덩 뛰어들어 한 계절을 나는 것도 좋겠지만, 이동 중 읽을 최대한 짧은 소설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이왕이면 서늘한 이야기로.
‘아름다움이 사람을 죽일 때’(북로드)는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중에서도 기묘한 미스터리를 모은 책이다. 그의 문장은 치명적인 독성 식물 같아서 소량으로도 강력한 약재가 될 수 있지만, 선을 넘으면 읽는 이를 휘청이게 한다. 해변에 남은 새 발자국처럼 촘촘하면서도, 크게 펄럭이는 아름다움으로 독자를 설득해 버리기 때문이다.
확실히 이 소설집의 인물들은 그런 유혹에 취약한 편이다. 아니, 그 힘을 갈망하는 이들이다. ‘공작’의 주인공 도미오카는 공작떼를 살해한 용의자로 의심받고 있다. 그가 몇 시간씩 공작들을 바라보는 일을 자주 즐겼다는 것이 이유다. 그런데 그에게 용의자가 되었다는 사실보다 더 큰 충격은 따로 있다. 현실을 지탱하느라 손가락 사이로 아름다움이 빠져나가는 걸 놓쳤다는 것. 그래서 충격적인 결말이 뒤따른다.
‘미의 여신’에는 아프로디테 조각의 높이를 측정한 후 3㎝ 늘여 공개했던 R박사가 등장한다. 비밀을 만듦으로써 아름다움을 독.하려는 욕구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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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죽기 직전 그가 마주한 진실에 오차가 있다면? 아름다움을 움켜쥐려는 시도는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는 걸까, ‘박람회’의 주인공이라면 다를까? 정확히 말하면 그는 ‘주인공이 될 예정이었던 등장인물’(101쪽)이었는데 작가가 아직 거기까지 쓰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관계도, 직업도 없는 상태다. 용모도, 나이도 모른다. 규정된 것이 없기에 사회적 무게로부터 자유롭고 고독하다.
‘복수’에는 활기찬 피서지의 집 한 채가 등장하는데, 문단속을 철저히 하는데도 뒤란으로 통하는 쪽문 경첩이 망가져 바닷바람이 불 때마다 기묘한 소리가 난다. 이 책의 출입구와 비슷한 느낌이다. 서늘한 피서지를 찾고 있다면 이곳으로.
윤고은 소설가
”, 이런 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