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하면서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국회 인사청문회 문턱을 못 밟고 낙마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이재명 정부의 인사 검증 실패 사례가 늘어나면서 여권 내에서도 인사 시스템 보완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사퇴한 용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일정도 못 잡은 상태에서 지명 14일만에 자진 사퇴했다. 이에 이재명 정부 들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 취임하지 못하고 사퇴한 인사는 이진숙(교육부 장관) 강선우(여성가족부 장관) 이혜훈(기획예산처 장관) 전 후보자에 이어 4명으로 늘었다. 공교롭게도 낙마한 장관 후보자 4명은 모두 여성이다. 다만 용 후보자와 달리 이진숙 강선우 이혜훈 전 후보자는 모두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에도 여론이 호전되지 않으면서 사퇴하거나 지명 철회됐다.
청와대는 최근까지 용 후보자에 대해 “청문회는 국민적 검증 과정”이라며 일단 청문회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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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용 후보자의 장관직과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 문제와 배우자를 포함한 기본소득당 가족 운영 논란, 과거 이른바 ‘언더 조직’ 활동을 둘러싼 의혹 등이 증폭되고 용 후보자가 청와대와 상의 없이 ‘독단 기자회견’을 강행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특히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인 상황에서 국정 동력을 위해 단행한 개각이 오히려 지지율 하락세를 부추기자 용 후보자의 자진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커졌다.
여기에 국회에서 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날짜도 잡히지 않으면서 자칫 민심의 변곡.인 추석 연휴 이후까지 논란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한몫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 내에서도 용 후보자에게 결단의 시간을 주되, 장관직을 사퇴하지 않을 경우 지명철회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이날 용 후보자 기자회견 50분만에 입장문을 내고 “용 후보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국정과 민생에 미칠 부담을 줄이고자 후보자가 스스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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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전경.
용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두고 청와대의 검증 실패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당초 용 후보자의 비례대표 겸직 의사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소득당의 가족 정당 운영 및 ‘언더 조직’ 논란에 대해서도 주요 검증 대상은 아니었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관례상 비례대표를 당연히 사퇴할 것으로 판단하고 용 후보자에게 제대로 확인해보지 않고 지명한 것으로 안다”며 “언더 조직 논란 등은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야당은 물론 여권 내에서도 인사시스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청와대) 인사라인에서도 선정도 신중해야지만 검증도 철저해야 한다. 이번 추천된 일곱 후보자 중 부동산 등 비교적 검증이 용이한 부분까지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며 “모든 비난을 대통령께 향하게 한다면 인사 라인의 책임”이라고 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인사를 위해 검증과 인선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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