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를 둘러싼 은행권 제재가 이달 말 결론 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수조원대 손실을 안긴 뒤 은행들이 배상까지 진행했지만 금융당국의 제재 절차는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안건소위원회에서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의 홍콩ELS 제재안을 다루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달 말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제재 수위가 결정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홍콩ELS 사태는 2024년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하면서 금융권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ELS는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금융상품이다. 정해진 시.에 지수가 일정 기준 이상이면 원금과 약속한 수익을 받을 수 있지만,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진 채 만기를 맞으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문제가 된 상품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 흐름을 보여주는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았다.
홍콩H지수는 2021년 2월 1만2200선을 넘었지만 중국의 빅테크 규제와 부동산 경기 침체, 경기 둔화 등이 겹치면서 이듬해 5000선 아래까지 추락했다.
마침 2021년 지수가 높을 때 은행에서 홍콩H지수 연계 ELS가 대량 판매됐다. ELS 만기가 통상 3년인 만큼 이 상품들이 2024년 줄줄이 만기를 맞았고, 지수가 가입 당시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손실이 한꺼번에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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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말 기준 홍콩H지수 ELS 판매 잔액은 18조8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은행 판매분만 15조4000억원에 달했다. 이후 은행권에서 손실이 확정된 투자 원금은 약 10조4000억원, 손실액은 약 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단순히 투자에 실패했다는 데 그치지 않았다.
ELS는 애초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투자상품이어서 위험을 충분히 알고 가입했다면 손실은 투자자가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검사 과정에서 일부 은행이 ELS 판매 실적을 직원 성과평가에 반영하거나 고객의 투자 경험과 손실 감내 능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상품을 권유한 사례가 확인되면서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번졌다.
특히 평소 예·적금을 가입하던 은행 창구에서 판매됐다는 。도 문제가 됐다. 일부 고객이 원금을 크게 잃을 수 있는 상품을 ‘예금보다 이자를 조금 더 주는 상품’ 정도로 받아들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감원은 2024년 3월 은행의 설명의무 위반 여부와 투자자의 연령·투자 경험 등을 따져 배상 비율을 정하는 기준을 마련했고 은행들도 자율배상에 나섰다. 2024년 말 기준 주요 5개 은행에서 약 15만9000계좌가 배상에 동의했으며 평균 배상률은 31%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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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객에게 배상했다고 금융회사의 법 위반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금감원은 올해 2월 5개 은행에 약 1조4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재안을 금융위에 넘겼다. 금융위는 지난 5월 사실관계와 법리 등을 더 검토해야 한다며 이를 금감원으로 돌려보냈고, 금감원은 6월 다시 제재심을 열어 과징금을 약 6000억원으로 낮췄다.
이제 관심은 금융위가 6000억원을 그대로 확정할지, 추가로 감경할지에 쏠린다.
은행권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직후 운영된 6개월간의 계도기간에 판매된 ELS까지 과징금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미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자율배상을 한 뒤 다시 수천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도 과도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금융당국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배상과 법 위반에 따른 행정제재는 별개의 문제라는 시각이 강하다. 자율배상을 제재 감경 사유로 고려할 수는 있지만 그 자체로 제재를 면제할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위가 거액의 과징금을 확정할 경우 은행들이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번 결정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대규모 불완전판매 사건의 주요 제재 사례인 만큼 향후 유사 사건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도 은행권에는 부담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는데도 은행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배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은행으로서는 행정소송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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