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는 서로 다른 체제를 대표한다는 걸 잘 이해하고 있지만 양국 국민의 유대는 지속되고 있다”며 미·중을 각각 서로 다른 진영의 대표로 규정하며 관계가 돈독하다는 。을 강조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시 주석은 이에 대해 ‘대국의 책임’을 언급하며 “중·미(미·중) 관계가 또 하나의 역사적 전환。에 도달했다”고 화답했다. 표현의 방식에 차이가 있지만, 모두 중국이 사실상 미국과 더불어 G2로 위상이 올라갔음을 내포한 말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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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역사’ 언급…“역사적 전환.”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시진핑을 위한 국빈 만찬에서 158년 전 중국의 외교 사절단이 처음 미국을 찾아 보스턴, 뉴욕, 워싱턴을 찾은 일을 언급하며 “오늘 밤 우리는 기업, 문화, 정부의 최고 지도자들이 모인 가운데 미국 땅에서 (미중의) 첫 만남의 정신을 되살린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중국은 손자부터 쑨원까지 수천 년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고 했고, 미국은 “예루살렘에서 로마에 이르는 믿음과 고대 아테네의 민주주의, 스파르타의 승리, 필라델피아에서 250년 전 선포된 자유의 유산을 계승하고 있다”며 미·중 양국이 동서양의 정통성을 계승한 주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시진핑에게 미국의 국조(國鳥) ‘흰머리수리’ 조각상을 선물했다.
시진핑도 역사로 화답했다. 그는 “조지 워싱턴 대통령은 직접 많은 중국 도자기를 수집했다”며 미국의 국부(國父) 조지 워싱턴과 중국의 인연을 먼저 언급했다. 그러면서 “80여 년 전 양국 국민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우며 일본 군국주의 침략자들에 맞섰고, 50여 년 전 핑퐁외교는 오랫동안 굳게 닫혀 있던 교류의 문을 두드려왔다”며 미·중 관계의 주요 변곡。을 구체적으로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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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은 이어 “중·미 관계는 또 하나의 역사적 전환.에 도달했다”며 “중국과 미국은 대국의 책임을 보여주고, 국민의 기대와 시대의 큰 흐름에 부응하며, 서로 올바르게 관계 맺는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미국과 중국이라는 G2가 공존하는 새로운 국제질서를 공식적으로 제안한 말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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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수준 의전…만찬장 장식한 ‘붉은색’
트럼프는 스스로 미국과 더불어 G2 국가로 부상했음을 반복적으로 강조한 시진핑의 국빈 방문 기간 내내 각별한 의전을 제공했다.
전날 공항에서 1시간을 기다려 직접 시진핑 부부를 맞이한 트럼프는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도 시 주석을 직접 맞이했다. 환영식에는 의장대 사열과 전투기 시범 비행이 펼쳐졌다. 회담을 마친 뒤엔 백악관에 새로 조성된 헬기 착륙장과 마린원 내부는 물론, 위법 논란 속에서 추진되는 백악관 연회장 건설 현장까지 직접 소개했다.
회담은 90분에 그쳤지만, 공식 만찬을 제외하고도 시진핑이 백악관에 머문 시간은 3시간 20분에 달했다. 정상회담 못지 않게 시진핑에 대한 의전에 각별히 신경을 썼음을 의미한다. 트럼프는 만찬에서도 “올해 초 내가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중국 국민의 환대”를 상기하며 “오늘 밤에는 여러분이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워싱턴에 돌아온 것을 맞아 같은 예우를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중국의 격에 맞춘 최고의 예우를 했음을 재확인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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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진행된 만찬장 테이블엔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색 천이 깔렸고, 그 위에도 달리아와 라넌큘러스 등 붉은 꽃으로 장식됐다. 만찬 음식은 미국 식재료에 중국의 색채를 가미한 메뉴로 준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한 국빈만찬에서 시 주석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날 만찬장엔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색 장식이 눈에 띄었고, 미국의 식재료로 요리한 중국식 음식이 다수 준비됐다. AP=연합뉴스
트럼프는 만찬 말미 재차 시진핑의 방문에 감사를 표하며 “양국 국민이 더 조화롭고 평화로운 미래를 맞기를 바란다”는 건배사를 건넸다. 이에 대해 시진핑은 “피와 불로 단련된 이 우정은 대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오후 7시 시작된 만찬은 2시간 30분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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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의전에도…“실질적 성과 부족”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정작 핵심 현안과 관련해선 눈에 띄는 돌파구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화려한 의전과 상투적 언사는 많았지만 실질적 내용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 역시 “상징성은 강했지만 비공개 회담에서 AI(인공지능)와 무역, 대만, 이란전쟁 등 까다로운 현안에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징후는 없다”고 지적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였던 무역과 관련 내년 1월 10일까지 ‘무역 휴전’을 2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지만 근본적인 무역 갈등 해소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미국에 절실한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완화와 관련해서도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징후는 없어 보인다. AI와 관련해서도 트럼프는 규제 도입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 반면, 시진핑은 “AI가 인간의 통제 아래 있어야 한다”며 오히려 온도차를 보였다. AI 분야의 ‘핫라인’을 구축하자는 미국의 요구가 받아들여졌는지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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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현지 언론들은 각각 11월 중간선거와 10월 제20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 등 주요 정치적 이벤트를 앞둔 미·중 정상이 일단 갈등 국면을 확대하지 않는 선에서 무리하게 ‘진도’를 빼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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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문제’ 면전 압박…한반도 문제 주목
다만 주목되는 .은 시진핑이 트럼프의 극진한 환대 속에서도 ‘대만독립 반대’로 미국의 입장을 변경하라고 면전에서 요구하고 이를 미국의 공식 자료가 나오기 전에 먼저 공개했다는 。이다.
시진핑은 지난 5월 트럼프의 방중 당시 대만 문제와 관련해 “잘못 처리하면 양국이 충돌할 수 있다”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번엔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해 중·미 간 전략적 협력과 양국 관계 발전에 튼튼한 기초를 다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미·중의 전략적 안정을 대만 문제에 직접 연계한 것으로, 사실상 대만독립과 관련해 미국의 오랜 입장인 ‘지지하지 않는다’(do not support)를 ‘반대한다’(oppose)로 바꾸라고 압박한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미국은 이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만약 대만에 대한 입장이 미묘하게라도 변화할 경우 미국의 아시아 동맹 외교 전반에 충격파가 될 수 있다.
트럼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는지 여부도 주목된다. 중국 측이 공개한 자료엔 “양 정상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서도 구체적 입장을 내지 않았다.
북한 문제와 관련 백악관은 지난 5월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는 설명자료를 냈다. 만약 대북 대화의 목표로 삼아온 비핵화 목표가 약화될 경우 이 역시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 지형에 근본적 변화로 받아들여지게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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