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페르니쿠스 기후 데이터 상.(Copernicus Climate Data Store)’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가 운영하는 글로벌 기후변화 관련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상。’이란 이름이 붙었지만 모든 데이터는 무료로, 모두에게 개방됩니다.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날 인천공항의 기온을 낮추기 위해 소방차가 활주로에 물을 뿌리는 모습. 동아일보DB
이 기관이 작성한 자료를 보면 올해 8월은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었습니다. 기존에 역대 가장 더웠던 달은 2023년 7월로 평균 기온이 16.95도였지만 올해 8월은 0.01도 높은 16.96도로 기록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7월보다 8월 평균 기온이 더 높은 것이 이례적이라고 이 기관은 해석했습니다. 8월에서 9월로,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이 .. 늦어진다는 의미일 겁니다.
올해 8월은 1940년 월별 평균 기온 데이터가 쌓이기 시작한 이래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됐습니다. 출처 코페르니쿠스 기후 데이터 상。 등
그리고 이런 극한 폭염이 항공사들의 장사를 。. 더 어렵게 할 것이라는 전망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항공사들은 비행기에 최대한 많은 사람과 화물을 싣고 비행기를 띄워야 하는데, 날이 더워지면 항공기 성능이 나빠져 이런 ‘효율적인 장사’를 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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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유럽 기후·환경·불확실성 연구단(CECI)과 유럽 ??과학 컴퓨팅 고급 연구 및 교육 센터(CERFACS),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 등이 공동으로 논문 한 편을 발표했습니다. 기후변화가 항공기의 이륙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내용입니다. 이들 연구기관들은 지중해 인근의 유럽 및 모로코의 공항 47곳의 기후 예측 자료를 활용해 1961년~1990년을 기준으로 가까운 미래인 2021~2050년과 먼 미래인 2041~2070년의 공항 환경 변화와 그로 인한 항공기 성능 변화를 예측했습니다.
유럽 기후환경 주요 연구기관과 에어버스 등이 공동으로 발표한 폭염과 항공기 이륙성능 관련 연구 논문. 출처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
결과는 어?을까요. 소형 협동체 여객기인 에어버스 A320 기종의 경우 47개 공항 중 37곳에서 최대 이륙 중량(MTOW)이 2021~2050년까지 평균 1.1t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최대이륙중량은 항공기가 이륙할 수 있는 가장 무거운 무게로, 이 숫자가 감소하면 항공기에 실을 수 있는 승객 수나 화물량이 줄어들게 돼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에어버스 A320 항공기. 총 탑승 인원이 200명이 되지 않는 작은 비행기입니다. 출처 에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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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를 나는 광동체 항공기의 경우 줄어는 MTOW 숫자가 좀 더 큽니다. 연구진은 에어버스의 광동체기 A350을 대상으로도 같은 조사를 했는데, 같은 기간 평균 5t, 일부 공항에서는 최대 11t의 MTOW 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특히 이탈리아의 밀라노 말펜사 공항(MXP)에 취항하는 항공기들의 MTOW 감소폭이 심할 것으로 연구팀은 예측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A350 항공기. 동아일보DB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다들 잘 아시겠지만) 날이 더워지면 공기의 밀도가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비행기가 공중에 뜨는 원리는 무척 복잡하지만 아주 간단하게 압축하면 날개 주변에 흐르는 공기 위에 올라타고 날아간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온이 올라가면 같은 공간에 있는 공기의 양이 줄어들면서 비행기가 올라탈 수 있는 공기 양도 적어집니다. 비행기를 띄우기 위해서는 무게 자체를 줄여야 하는 겁니다.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은 수십 년 이후의 미래를 예측한 내용이지만, 실제 폭염 때문에 항공기 무게르 줄이는 사례는 해외에서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 7월 24일 미국 아메리칸항공은 라스베이거스 해리 리드 공항에서 출발하는 A321 항공기에서 승객 50명을 내리도록 했습니다. 기온이 47도(화씨 114도)까지 치솟으면서 계산 결과 항공기 이륙 성능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아메리칸항공의 A321은 총 190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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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승객 중 4분의 1 넘는 승객이 내려야 했다는 의미입니다.
올해 7월 2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해리 리드 공항에서 폭염으로 승객 50명을 하기시킨 내용을 보도한 외신 기사. 인사이드플라이어 홈페이지 캡처
우리나라 공항은 어떨까요. 아직까지 여유가 조금이지만 있는 걸로 보는 시선이 많습니다. 일단 우리나라는 적어도 공식 기온 상으로 40도를 넘는 극한 폭염 자체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올해 8월 2일에 경남 양산시가 최고기온 42.5도를 기록한 것이 최고기온입니다. 여기에 한국 공항들은 거의 해변가에 있기 때문에 공항 고도 역시 해수면 정도의 수준입니다. 공기는 해수면에 가까울수록 밀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공기 밀도’ 때문에 항공기 무게를 줄여야 하는 상황까지는 (적어도 현재로서는) 아닌 걸로 보입니다.
최근 20년 간 평균 기온이 매년 0.03도씩 올랐다는 내용을 담은 인천국제공항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인천국제공항 제공
다만 계속 상황을 지켜보기는 해야 할 겁니다. 인천공항이 지난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인천공항은 2010년 이후 2021년까지 1년에 0.03도씩 기온이 꾸준히 올랐습니다. 만약 지구의 온실가스가 지금 추세대로 계속 증가하는 최악의 상황이 이어질 경우 인천의 최고기온 평균치는 현재의 16.6도 수준에서 2100년엔 21.7도로 폭증하고 폭염일수도 매년 60일 이상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는 상태입니다. 극한 폭염이 심해질수록, 어쩌면 우리는 앞으로 더 비싼 비행기를 타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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