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연 동구꿈드림센터장.
"학교 밖에 있다고 해서 여러분의 잠재력까지 제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광주 동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동구꿈드림센터)를 11년째 이끌고 있는 이송연 센터장은 학교 밖 청소년을 바라보는 시선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학교를 떠났다는 이유만으로 가능성까지 닫힌 것은 아니라는 믿음이다. 청소년을 억지로 바꾸려 하기보다 스스로 다시 일어설 힘을 찾도록 곁에서 기다리는 일이 지원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동구꿈드림센터는 여성가족부와 동구청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15년부터 (사)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만 9세부터 24세까지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과 교육, 진로·자립지원 등을 통해 학업 복귀와 사회 진입을 돕고 있다.
이 센터장이 가장 오래 기억하는 순간은 한 청소년의 표정이 바뀌던 날이다.
처음 센터를 찾았을 때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둘러 답을 요구하지 않고 이야기를 충분히 들으며 작은 목표부터 함께 세웠다.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그 청소년은 "선생님, 컴퓨터 자격증도 따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싶어요. 저도 마음먹으면 다 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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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센터장은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은 아이를 바꾸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할 수 있다는 힘을 다시 발견하도록 곁에서 기다려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철학은 꾸준한 맞춤형 지원으로 이어졌다. '내가 해냄' 검정고시 대비반을 비롯해 온라인 강의와 교재 지원, 1대1 멘토링을 운영했다. 멘토가 부족할 때는 직접 주변 학원을 찾아다니며 도움을 구했다. 그 결과 올해 8월 말 기준 검정고시 합격과 대학 진학, 정규학교 복귀 등을 통해 140명이 학업으로 돌아갔다. 올해 제2회 검정고시에서는 초등·고등 과정에서 각각 1명이 전 과목 평균 100。을 기록했다.
센터를 찾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자퇴 이후 행정망이나 경찰서 등을 통해 연계된다. 친구 관계나 학교 적응 문제, 검정고시 준비를 위해 찾아오는 청소년도 있다. 이 센터장은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나를 봐주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곳이 있다'는 안정감"이라며 "그 신뢰가 생겨야 다음 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믿음은 지역사회에서도 꽃을 피웠다. 지난 5일 열린 지원1동 머굴마을 예술축제에서 센터 자치 기구 '동행해 3기' 청소년들은 한 달 동안 직접 축제를 기획해 동화 '개구리 왕자'를 모티브로 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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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보다 내면의 가능성을 바라보자는 메시지를 담은 무대는 현장 뽐내기 대회 우수상으로 이어졌다. 참여 청소년 1명은 동구청장 표창도 받았다.
이 센터장은 "학교처럼 모두가 정해진 시간에 모이는 구조가 아니라 함께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았다"며 "아이들이 용기 내 무대에 서준 것만으로도 서로의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큰 의미였다"고 말했다.
다만 현장 고민도 적지 않다. 지원받는 청소년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센터 인력과 시설은 10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특히 만 24세 이후 지원이 끊기는 현실을 가장 큰 숙제로 꼽았다. 자립이 필요한 청년기까지 이어지는 연속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1년 동안 그가 지켜온 원칙은 결국 '존중과 기다림'이다.
이 센터장은 "모든 청소년에게 같은 속도를 요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힘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하는 일은 몇몇 아이를 돕는 복지사업이 아니라 지역의 모든 청소년이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적 기반을 만드는 일"이라며 "동구꿈드림센터가 아이들에게 언제든 쉬어가고 다시 출발할 수 있는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차유민 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무대에 서준 것만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