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이 인공지능(AI) 개발사 앤트로픽에 최대 420억달러(약 57조원)를 빌려준다. 앤트로픽은 이 자금을 구글의 AI 가속기인 텐서처리장치(TPU)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는 데 쓸 예정이다. 브로드컴이 구글과 TPU를 공동 개발하는 동시에 이를 사용하는 고객사에 자금까지 지원하면서 AI 업계의 ‘순환금융’ 우려도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이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투자설명서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앤트로픽의 AI 인프라 투자에 최대 420억달러 규모의 금융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자금은 향후 앤트로픽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CB) 형태로 조달된다. 브로드컴은 자금을 함께 조달할 별도의 금융회사를 지정할 수 있다. 앤트로픽은 IPO가 끝나기 전에는 해당 전환사채가 매각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원 규모는 앤트로픽이 앞으로 5년 동안 TPU 컴퓨팅 용량을 빌리는 데 쓰기로 한 총 1252억달러의 약 3분의 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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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PU는 구글이 AI 연산을 위해 개발한 전용 가속기다. 브로드컴은 구글과 여러 세대에 걸쳐 TPU 설계·개발에 협력해 왔다. 앤트로픽이 브로드컴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브로드컴이 개발에 참여한 TPU를 임대하는 구조인 셈이다.
이 때문에 월가에서는 AI 기업과 반도체 업체 사이에서 자금이 돌며 수요를 만들어내는 ‘순환금융’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기업이 AI 업체에 자금을 대고, AI 업체는 다시 해당 반도체 기업이 공급하는 제품이나 이를 기반으로 한 컴퓨팅 인프라를 구매·임대하는 방식이다.
앤트로픽도 투자설명서에서 브로드컴이 하드웨어 공급업체이면서 동시에 자금 지원 파트너라는 .이 ‘잠재적 이해 상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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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의 가격 정책이나 하드웨어 공급 관련 결정이 앤트로픽의 충분한 컴퓨팅 인프라 확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도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다.
브로드컴은 앤트로픽의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하드웨어 공급뿐 아니라 자금 조달까지 지원하면서 아마존 등 다른 주요 파트너와 차별화된 역할을 맡게 됐다. AI 반도체 업체가 고객사의 인프라 투자를 금융으로 지원하는 사례는 엔비디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막대한 현금과 재무 여력을 활용해 AI 기업이나 데이터센터 사업자의 투자를 지원하고, 결과적으로 자사 반도체 수요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제이 골드버그 시포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가 막대한 자본력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브로드컴도 그 뒤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앤트로픽은 구글과 브로드컴과의 협력을 확대해 2027년부터 수 기가와트(GW) 규모의 차세대 TPU 컴퓨팅 자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에 필요한 연산량이 급증하면서 AI 기업이 장기간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고, 반도체·클라우드 기업이 이를 금융 측면에서도 지원하는 구조가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