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계열 디지털 매체 ‘TBS NEWS DIG’ 갈무리
일본 도쿄의 한 고급 시계 매장에서 손님을 가장해 4억원에 달하는 명품 시계를 훔쳐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도난당한 시계가 사흘 만에 사과 쪽지와 함께 택배로 돌아왔다. 앞서 같은 상업시설에서 17억원 상당의 명품 시계가 도난당한 데 이어 또다시 절도 사건이 발생하면서 현지 상인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4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도 나카노구의 상업시설 나카노 브로드웨이에 있는 한 시계 매장에 지난 1일 오전 도난당한 손목시계가 택배로 배달됐다. 시계는 스위스 명품 브랜드 오데마 피게의 ‘로열 오크’로, 가격은 4600만엔(한화 약 3억9100만원)에 달한다. 소포 안에는 절도 행위를 사과하는 내용의 자필 쪽지도 들어 있었다.
매장 측은 시계 일련번호를 대조해 도난당했던 제품과 동일한 물건임을 확인했다. 외관상 눈에 띄는 파손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시계를 보낸 사람의 신원과 반환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소포는 아이치현에서 발송됐으며 겉면에는 발송인 이름이 적혀 있었지만, 경찰은 가명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실제 발송인을 추적하고 있다.
시계가 사라진 것은 지난달 29일 오후 7시45분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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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색 옷차림의 남성은 매장에 들어와 직원에게 시계를 착용해 보고 싶다고 요청했다. 이후 왼쪽 손목에 시계를 찬 뒤 그대로 매장 밖으로 뛰쳐나갔다. 매장에 들어온 지 약 8분 만이었다. 일본 ANN 방송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남성이 왼쪽 손목에 흰색 원형 물체를 착용한 채 하행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내려가는 장면이 담겼다.
경찰은 택배 발송인과 도주한 남성이 동일 인물인지 여부를 포함해 시계가 반환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시계가 돌아왔지만 절도 사건 자체가 해결된 것은 아닌 만큼, 범인의 행방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
“17억원 털린 지 얼마나 됐다고”…보안교육에도 또 뚫린 시계 성지
이번 사건이 발생한 나카노 브로드웨이는 일본에서 명품 시계 거래가 활발한 곳으로 꼽힌다. 만화와 애니메이션 관련 상품이 모여 있어 ‘서브컬처의 성지’로도 유명하지만, 파텍필립과 오데마 피게, 롤렉스, 까르띠에 등 고가 시계를 취급하는 매장도 20곳 넘게 들어서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 8월 25일에도 대규모 시계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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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의 다른 시계 매장에서 남성 2명이 망치로 진열장을 깨고 명품 시계 4.을 훔쳐 달아났다. 범행에 걸린 시간은 약 10초에 불과했다. 도난당한 시계의 판매가격은 총 2억엔(한화 약 17억원)에 달했다.
범행을 저지른 칠레 국적의 20대와 30대 남성은 이틀 뒤 오사카에서 체포돼 절도 혐의로 기소됐다. 일본 주간문춘에 따르면 이들 중 한 명은 경찰 조사에서 “딸에게 듣고 나카노에 왔다. 칠레와 달리 보안이 매우 허술해 훔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시청은 잇따른 절도 사건을 막기 위해 지난 9월 중순 나카노 브로드웨이 일대 시계·귀금속 매장을 대상으로 방범 지도를 실시했다. 경찰은 매장 직원들이 방문객에게 먼저 말을 걸어 경계심을 높이고, 고가 상품은 실물 대신 모조품이나 사진으로 진열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진열장과 유리창에 쉽게 깨지지 않도록 방범 필름을 부착하는 방법도 안내했다.
당시 교육에 참여한 한 시계 매장 .장은 “범인들이 ‘번거로운 가게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진열장을 부수는 대신 손님처럼 접근해 시계를 직접 착용한 뒤 달아나는 수법이 다시 등장했다. 기존의 진열장 중심 보안만으로는 막기 어려운 범행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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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몰리는 명품 거리…시착 과정 악용한 범죄 반복
나카노 브로드웨이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인기 있는 쇼핑 명소다. 엔저로 일본에서 명품을 구매할 때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데다, 중고 명품 전문.의 정품 검수와 거래에 대한 신뢰가 더해지면서 방문객이 꾸준히 몰리고 있다.
최근 현장을 찾은 기자가 둘러본 나카노 브로드웨이는 평일 오후와 주말을 가리지 않고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고급 시계 매장에는 백화.에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 고가 제품들이 진열돼 있었고 방문객이 직원에게 요청하면 실물을 직접 확인하고 착용해 볼 수도 있었다.
문제는 이런 판매 방식이 범행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이다. 고가 시계는 구매 전 착용감과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직원이 고객에게 제품을 직접 건네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매장을 찾는 방문객까지 늘어나면 직원들이 모든 고객의 행동을 세밀하게 살피기 어려워진다. 수억원짜리 시계가 별도의 진열장 파손 없이도 손목에 착용하는 것만으로 매장 밖으로 반출될 수 있는 구조다.
현지 상인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팬뉴스에 따르면 나카노구의 한 50대 명품 매장 임원은 “피해 매장 직원들이 몹시 낙담한 모습이었다”며 “동네에서 비슷한 사건이 잇따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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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파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