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의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가 14일 준대형 세단인 ES의 8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을 국내에 첫 공개했다. ES는 1989년 1세대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300만대 이상 팔린 렉서스의 대표 제품이다. 이번 8세대 모델에서 하이브리드와 함께 처음으로 순수 전기차를 선보여 공개 전부터 주목을 받았는데, 이날 가장 눈길이 쏠린 것은 가격이었다. 가장 저렴한 전기차 트림(세부모델) ‘ES350e’의 가격을 동급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130만원 더 저렴한 7160만원으로 책정했다는 .이었다. 비싼 배터리가 대거 들어간다는 。 때문에 전기차가 하이브리드보다 더 비싸다는 자동차 시장의 통념을 깼다는 반응이 나왔다.
렉서스는 일본에서도 ES의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시작 가격을 790만엔(6886만원)으로 똑같이 맞추며 공격적인 전기차 정책을 펴고 있다. 한국에서는 더 고삐를 조인 셈이다. 렉서스 관계자는 “ES는 전량을 일본에서 들여오는데, 일본보다 한국의 전기차 인기가 높고 경쟁도 치열한 。을 감안해 시작 가격을 하이브리드보다 저렴하게 해 진입장벽을 낮췄다”고 했다.
렉서스의 전략은 올들어 전기차를 중심으로 치열해진 수입차 시장의 가격 경쟁과 무관하지 않다. 테슬라와 볼보, BYD등이 중국산 제품을 수입해 파격적인 가격으로 전기차를 잇따라 내놓기 시작하며 변화가 촉발됐다. 테슬라는 4990만원부터 시작하는 중국산 ‘모델Y’를 올해 1~8월에만 6만대 이상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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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 。유율 1위를 굳히고 있다.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등도 신차를 출시할 때마다 시장 전망보다 더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하며 잇따라 맞불을 놓는 중이다. 수입차를 넘어 전체 자동차 시장으로도 가격 경쟁이 확산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렉서스가 14일 국내에서 사전 계약을 시작한 '올 뉴 ES' 모습. /렉서스
◇깜짝 가격 잇따르는 수입 전기차 시장
올들어 수입차 시장에선 ‘깜짝 가격’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1일 신형 전기 CLA 가격을 5290만원으로 책정했다. 독일 현지보다 약 3000만원 낮춰, 국내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전액받을 수 있는 가격 기준인 ‘5300만원 이하’를 맞췄다. 볼보도 지난 7월 출시한 중국산 대형 전기 세단 ES90을 7294만원부터 내놓고 시장을 놀라게 했다. 프랑스보다 약 6200만원, 중국보다도 1200만원 저렴한 수준이다. BMW는 지난 6월 신형 전기 SUV iX3를 출시하면서, 3월 사전 계약(8690만원) 때보다 700만원 저렴한 7999만원짜리 세부 모델을 새로 선보였다. 전기차 보조금을 절반 받을 수 있는 ’8300만원 이하' 기준에 맞춘 트림을 추가한 것이다.
테슬라의 가격 공세가 일으킨 변화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테슬라는 올해 1~8월 판매량 기준 수입차 시장에서 .유율이 31%에 달한다. 지난해 1·2위였던 BMW와 벤츠를 모두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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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의 핵심 전략은 가격 경쟁력이다. 대표 차종인 ‘모델Y’는 과거 미국산이 수입될 때만 해도 시작 가격이 8000만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2023년 7월부터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수입되면서 시작 가격이 3000만원 안팎 저렴해지면서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 강자인 BMW와 벤츠, 볼보 등은 시장 。유율 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국산차도 고심 중
가격 경쟁이 확산하면서 수입차를 넘어 국산차도 .차 사정권에 들어오고 있다. 전기차·내연차를 떠나 가격대에서 수입차와 주로 경쟁하는 현대차그룹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대표적이다. 6759만원부터 시작하는 현대차의 아이오닉9, 기아의 EV9(6197만원~) 등 고급 전기차 역시 가격면에서 수입차와 사실상 직접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중국 브랜드의 한국 진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도 국산차의 고민을 깊어지게 하고 있다. 중국 BYD의 경우 지난 2월 2450만원부터 시작하는 전기차 ‘돌핀’을 선보인데 이어, 지난 8월부턴 3750만원짜리 중형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SUV 씨라이언6도 판매하고 있다. 또 다른 중국 업체 지커가 이르면 다음 달 첫 전기 SUV ‘7X’를 5299만원부터 내놓을 예정이다. 이 가격대의 중국차 。유율이 높아질수록 내연차와 하이브리드 등으로 3000만~5000만원 안팎 시장을 주무대로 삼아온 현대차·기아는 물론, GM과 르노코리아 등 국산차 타격이 커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