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부터 18일까지 열리는 예장합동 총회의 쟁。 가운데 하나는 여성 강도권이다. 지난해 110회 총회는 여성에게 강도사 자격을 주는 대신 목사 자격을 남성으로 제한하는 헌법 개정안을 노회 수의에 부쳤다. 개정안이 확정되려면 전체 노회의 과반이 찬성하고, 각 노회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여성사역자위원회 헌법 개정 수의 결과 보고에 따르면, 전국 165개 노회 중 140개 노회가 각 조항에 대해 축조심의해 표결한 결과, 전체 투표수의 3분의 2 이상인 5546표를 모두 넘지 못해 최종 부결됐다.
여안추는 이 개정안에 처음부터 반대해 왔다. 헌법을 고치지 않아도 여성 강도사 제도를 시행할 수 있는데, 개정안을 통해 오히려 목사 자격에 '남성'을 못 박으려 한다는 이유였다. 이날 여안추는 기자회견 개최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당초 총회 입구에서 회견을 진행하려고 했는데, 사랑의교회 측이 교회 마당은 사유지라며 제지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결국 여안추는 교회 입구에서 떨어진 인근 버스 정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여안추 구교형 공동대표는 예장합동이 여성 안수를 반대할 명분이 더 이상 없다고 했다. 구 공동대표는 "도대체 여성 안수를 가로막는 게 정통·보수 신학과 무슨 관계가 있다고 저토록 완강하게 만리장성을 쌓으려 하는가"라면서 "세상의 잘못된 세태는 다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성경의 가장 중심이자 인간 창조의 기본 원리인 남자와 여자의 동등한 창조와 그 사역에 대한 존중이 이렇게까지 천대·차별·무시받는 일들이 지금까지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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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형 공동대표는 비슷한 신학 노선을 가진 교단들이 이미 여성 안수를 시행했다고도 했다. 그는 "한국교회 그 많은 교단 가운데 이제 겨우 세 교단 남았다"며 "신학적·시대적 정당성을 상실한 여성 안수 금지는 동 교단의 침몰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했다.
여안추 박유미 실행위원은 지난 7월 14일 예장합동 청교도목사회가 주최한 여성 안수 토론회에 참여한 경험을 들며 "여성 안수를 반대하는 성경적 근거가 이제 바울의 몇 개 안 되는 구절뿐이라는 것, 그 구절도 성경적으로 이미 여성 안수를 반대하는 본문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여전히 문자적 해석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동 교단은 여성 안수 반대를 보수 신학의 마지막 보루라고 말하는데, 소위 장자 교단이라고 하는 합동이 언제까지 여성을 볼모로 삼아야만 신앙을 지킬 수 있다는 비겁한 변명 뒤에 숨는가"라고 비판했다.
여안추 강호숙 실행위원은 여성 안수를 도입하지 않는 것은 여성 폭력을 심화하는 일이라고 했다. 강 실행위원은 "종속적 교리로 인해 현재 남성 목사와 남성 교수들은 대놓고 여성을 비하하고 성희롱하고 있으며, 결혼·이혼·임신 등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아예 무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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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적으로 합동 교단은 성 윤리와 성폭력에 취약한 제도·시스템으로 전락한 집단이 되어 버렸다"고 말했다.
여안추는 "안수는 없는 문을 여는 것이 아니라 이미 부르신 이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교회학교와 심방, 교육과 선교, 돌봄과 예배의 현장을 오래 지켜온 여성들이 정작 말씀을 선포하고 성례를 주례하고 공동체의 책임을 함께 질 공적 사역에서는 철저히 배제되는 현실을 우리는 더 이상 경건한 전통이라 부를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여성 안수 즉시 시행 △교단 헌법과 시행 규정에서 성별을 이유로 피택과 안수를 제한하는 조항 삭제 △신학교 고시와 노회·당회의 후보 선발 과정에서 동등한 기회 보장 △여성 사역자에 대한 배제와 차별 조사 및 권리 구제 체계 마련 △여성 지위 향상이라는 꼼수로 혼란을 주다 퇴행하게 된 사태 사죄와 여성 안수 이행 청사진 공표를 요구했다.
구교형 공동대표는 회견 이후 기자와 만나 개정안 부결에 대해 '자충수'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줄기차게 반대했던 건 헌법을 개정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헌법 개정하지 말고 그냥 강도사 주면 되는 건데 왜 헌법 개정을 하느냐는 것"이라며 "결국은 퇴행이었고 자충수에 빠졌다. 자기들 안에서도 설득을 못 한 꼴"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이 든 손팻말에는 "여성 안수 거부하는 예장합동·고신·합신 규탄한다", "진정한 여성 지위 향상은 안수다" 등의 문구가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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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신대원 여동문회도 인근에서 여성 강도권 도입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기자와 만난 박형순 회장은 헌법 개정안이 부결된 데에 허탈해했다. 그는 "헌법을 고치는 것이니 무난히 넘어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안 됐다는 이야기에 허망했다"며 "이번 부결로 인해 '강도권부터 받고 한 계단씩 밟아 가자'는 것보다 '바로 여성 안수를 도입하는 게 맞겠다'고 생각하는 구성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도 집회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회 마당에 들어가지 못하고 교회 바깥에서 피켓을 들어야 했다. 이들이 비껴난 총회장 마당에서는 임원 선거 유세 인원과 각종 목회 물품을 파는 좌판들이 가득했다. 여동문회 한 사역자는 "'선 밖의 사람들'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10년 전 여성 안수 시위에서는 총회장 마당은 밟았는데, 이제는 들어가지도 못하는 현실이다. 그들만의 리그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요구하는 건 강도사나 안수가 아니더라도 여성 사역자의 지위를 향상해 달라는 것인데, 아무런 진전이 없는 것 같다. 신학교에 입학한 1996년과 비교해 아무것도 바뀐 게 없다"고 했다.
한편, 이번 총회에서 여성 안수 논의가 진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올라온 헌의안 가운데에는 여성 안수를 다루는 안건은 전무하다. 오히려 상설화된 여성사역자위나 강도권을 폐지하자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날 총회 앞에서도 여성 안수를 반대하는 목회자들로 구성된 헌법수호목사대책위원회는 '우리는 왜 여성 안수를 반대하는가?'라고 적힌 유인물을 나눠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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