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은행권 대출 성장의 무게중심이 기업금융으로 기울고 있다. 가계부채 관리가 장기화하면서 가계대출을 통한 외형 확대가 어려워진 데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주문까지 겹친 결과다. 올 들어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율은 가계대출 증가율의 두 배를 웃돌았다. 다만 기업대출 부실도 함께 늘고 있어 기업금융 확대가 은행권의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847조3530억원에서 지난달 말 883조9647억원으로 36조6117억원(4.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765조8131억원에서 782조1192억원으로 16조3061억원(2.13%) 늘었다. 기업대출 잔액이 가계대출보다 큰 것은 이전부터 이어진 현상이지만 올해는 기업대출의 증가 속도까지 가계대출을 크게 앞지른 것이다.
이처럼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의 엇갈린 흐름은 은행권을 둘러싼 규제와 정책 환경이 달라진 데 따른 영향이다. 금융당국은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은행별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달 총량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0%로 높였지만 늘어난 대출 여력은 재건축·재개발 이주비와 신규 분양주택 중도금·잔금대출 등 실수요자금 공급에 우선 배정될 전망이다. 은행들이 일반 가계대출 영업을 다시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이에 가계대출이 막힌 자리를 대신하는 분야가 기업금융이다
백경예시
. 정부는 부동산과 담보 대출에 쏠린 금융 자금을 첨단산업과 중소·벤처기업으로 돌리는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고 있다. 은행으로서도 기업대출은 외형 성장뿐 아니라 비이자 이익을 확대할 수 있는 수단이다. 대출 거래를 시작으로 외환과 퇴직연금, 자금관리, 임직원 급여 계좌 등으로 고객과의 거래를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을 갖고 있다는 .도 은행들의 영업 전략에 영향을 미친다. 가계는 자금조달을 은행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우량 기업은 대출 조건이 불리하면 자본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은행들이 기업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우대금리를 유지하고 대출 공급을 늘릴 유인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가계대출이 규제에 따라 수요를 억제해야 하는 시장이라면 기업대출은 은행이 고객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는 시장인 셈이다.
문제는 기업대출 확대와 함께 관련 부실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는 。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은 18조9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1조2000억원 증가해 2018년 6월 말 이후 8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기업대출 부실채권은 15조2000억원으로 전체의 80%를 넘었다. 기업대출 부실채권 비율도 3월 말 0.74%에서 6월 말 0.77%로 상승했다.
부실채권에서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은 전체 기업대출 잔액이 큰 영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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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새로 발생하는 부실의 증가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은 부담이다. 올 2분기 기업대출 신규 부실채권은 5조7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1조6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신규 부실채권 7조2000억원의 약 79%가 기업대출에서 발생했다.
취약 부문인 중소기업의 부실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중소기업 신규 부실채권은 1분기 3조3000억원에서 2분기 4조5000억원으로 늘었고, 대기업도 같은 기간 8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은행들이 2분기에 매각과 대손상각 등을 통해 부실채권 6조1000억원을 정리했지만 신규 부실이 7조2000억원 발생하면서 전체 부실 규모는 오히려 커졌다. 기업대출 확대 속도가 빨라질수록 기업 규모와 업종별 위험을 세분화한 여신 관리가 중요해진다는 지적이다.
부실에 대비한 은행권의 손실 흡수력도 약해졌다. 지난 6월 말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42.9%로 3월 말보다 7.5%포인트(p) 하락했다. 2024년 말 187.0%와 비교하면 1년 반 만에 44.1%p 낮아졌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수익성과 자본 여력이 충분해 전반적인 건전성은 아직 양호하다고 평가하면서도 기업과 자영업자 등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부실채권 정리와 충당금 적립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규제 영향으로 증가 여력이 제한적인 데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기조까지 맞물리면서 은행들이 기업금융을 확대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업대출이 새로운 성장기반으로 자리잡는 만큼 취약업종과 차주의 상환능력을 중심으로 건전성 관리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력도 약해졌다.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