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곳곳에서 강과 지하수, 빙하 등 담수 자원이 크게 줄어들었다. 여기에 홍수와 가뭄이 반복되면서 지구의 물 순환도 갈수록 불안정해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가 2025년 전세계 담수 자원을 분석한 '세계 물 자원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육지면적의 42%에서 강·호수·지하수·얼음·눈·토양 등에 저장된 물의 양이 역사적 평균보다 낮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세계 강이 최근 35년 사이 가장 건조한 수준이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정상 범위에 있던 강 유역은 약 3분의 1에 그쳤고, 전체 강 유역 면적의 36%가 강 유량이 평년보다 적었다는 것이다. 21% 정도만 평년보다 유량이 많았다. 북미 대부분과 남미 라플라타·상프란시스쿠 유역, 동유럽, 중동, 중앙아시아 등이 평년보다 강 유량이 적었다. 반대로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일부, 호주 등에서는 평년보다 강수량이 많았다.
정상 상태를 보인 강 유역의 비중은 7년 연속 소수에 머물렀다. WMO가 비교한 1991~2020년 평균 정상 범위인 46%보다 낮은 34~38% 수준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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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O는 육상에 저장된 물이 2014~2016년 무렵부터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하수 역시 정상 범위를 벗어난 지역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관측된 지하수 관정의 약 3분의 2에서 평년과 다른 상태가 나타났으며, 전년도인 2024년보다 물 부족이 더 심화됐다.
빙하 감소도 계속돼 세계 19개 주요 빙하 지역 모두 4년 연속 얼음 질량이 감소했다. 사라진 얼음의 양은 약 400기가톤(Gt)으로, 전세계 해수면을 약 1.1㎜ 높이는 규모에 달했다. 2023~2025년 3년 동안 줄어든 빙하의 물은 올림픽 규격 수영장 약 5억6000만개를 채울 수 있는 양으로 추산됐다.
담수의 고갈로 물 순환이 불안정해지면서 극단적인 홍수와 가뭄도 반복되고 있다. WMO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해마다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홍수와 가뭄이 발생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한 차례 극한현상에서 회복하기도 전에 반대 형태의 재난이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나이지리아와 콩고민주공화국 등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고,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도 열대저기압과 강한 몬순의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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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는 2025년 7월 텍사스 힐컨트리 지역의 대홍수로 130명 이상이 숨졌고, 카리브해에서는 허리케인 멜리사가 자메이카와 아이티 등을 강타해 90명 이상이 사망했다. 반대로 동유럽과 지중해, 중동 일부 지역에서는 심각한 가뭄이 이어졌다.
2025년은 지구에서 가장 더운 해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WMO는 기후변화로 물 순환이 "더 불규칙하고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올해도 이런 극단적인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엘니뇨가 강해질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 위험이 커지고, 다른 지역에서는 홍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WMO는 이번 분석을 위해 60개국 이상에서 물 관련 자료를 수집했지만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극한 현상이 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여전히 중요한 데이터 공백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웨인 젠킨슨 WMO 수문·빙권 담당 국장은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다"며 "물 자원에 대한 관측과 데이터 공유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티아 사코 호주 커틴대학 연구원은 "이번 보고서가 세계 물 순환의 주요 구성요소 전반에서 감소 추세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물의 양과 질이 떨어지면 생물다양성과 생태계가 약화되고 사회 전반의 취약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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