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산업의 지형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의 격랑 속에서도 묵묵히 내일을 설계하는 차세대 기술 연구원과 엔지니어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대한민국 경제의 실핏줄이자 미래의 한국을 먹여 살릴 진정한 주역들입니다. 아시아경제는 이들의 혁신적인 기술 세계와 미래 비전을 조명하는 인터뷰 시리즈 'K산업, 미래설계자들'을 연재합니다. 열일곱 번째 주인공은 2026 PACE 어워드 최종후보로 선정된 한온시스템의 HICE 모듈을 만든 독일 법인의 개발진 세 명이다.
글로벌 자동차 열에너지 관리 솔루션 기업 한온시스템의 초소형 통합 냉매 모듈(HICE 모듈)이 BMW의 신차 iX3에 탑재되고, 자동차 부품 분야 최고 권위의 '2026 PACE 어워드'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무게와 크기는 대폭 줄이면서도 정숙성과 효율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한온시스템은 이미 차세대 모듈 개발에 착수해 시장 선.을 노리고 있다. 한온시스템 독일 법인에서 HICE 모듈 개발을 이끈 엔지니어 3인에게 개발 비하인드를 들어봤다.
왼쪽부터 토비아스 하스 한온시스템 독일법인 시니어 매니저, 토니 슈피스 매니저, 발타자르 쉴레마이트 시니어 매니저가 HICE 모듈을 두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한온시스템
토비아스 하스 한온시스템(018880) 독일법인 시니어 매니저는 지난 18일 아시아경제와의 서면인터뷰에서 "HICE 모듈은 현대적인 단독주택 한 채 수준의 난방 능력을 향상된 소음·진동·불쾌감(NVH) 성능과 함께 발휘하는 초소형·완전 통합형 공조 모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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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주택 한 채를 데울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갖고 있지만, 전기차에 중요한 정숙성도 함께 챙긴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하스 시니어 매니저는 HICE 모듈 개발 계기를 묻는 말에 "핵심적인 추진력은 바로 '최대치로 줄이자'라는 철학이었다"며 "질문은 단순했다. 모든 필수 기능을 하나의 초소형 패키지에 집약하면서 크기를 얼마나 극단적으로 줄일 수 있을까'라는 。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자동차에서) 열역학적 성능과 효율성이 여전히 중요한 가운데 정숙성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며 "비용 역시 언제나 핵심적인 고려 요소인 만큼 이 모든 요구조건을 동시에 만족시켜 더 우수하고 더 작고 더 조용한 솔루션을 하나의 단일 유닛으로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전동 컴프레서, 전자식 팽창밸브 등 핵심 부품을 단일 유닛으로 통합하면서도 16kg이라는 경량화를 달성해야 했기 때문에 개발 과정에서 물리적인 한계도 있었다. 발타자르 쉴레마이트 시니어 매니저는 "NVH 관.에서도 이 초기 방식으로는 목표로 하는 구조적 강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문제가 드러났다"며 "여기서 전동 컴프레서 자체를 시스템의 구조적 뼈대로 활용하고, 그 위에 다른 부품들을 직접 결합하면 어떨까 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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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슈피스 매니저는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과제는 패키징과 NVH, 성능 및 효율, 제조 용이성이라는 네 가지 핵심 기술 목표를 동시에 충족하는 것이었다"며 "이 아이디어 덕분에 모든 핵심 부품이 직접 결속되는 초소형 단일 유닛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초급속 충전이나 고성능 주행 등 가혹 조건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열을 제어하는 일도 과제였다. 하스 시니어 매니저는 "고토크 전동 컴프레서와 단면적이 극대화된 전자식 팽창밸브, 고출력 밀도를 갖춘 열교환기를 결합했다"며 "초소형 냉매 분배기와 유체 라인의 배치를 최적화해 시스템 전체의 열 질량을 대폭 줄임으로써 열 손실과 불필요한 열 흡수, 압력 손실을 최소화해 매우 빠른 응답성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엔진 소음이 사라져 더 까다로워진 전기차의 NVH 문제도 모듈 차원에서 해결했다. 쉴레마이트 시니어 매니저는 "HICE 모듈의 음향적 강.은 낮은 소음·진동 수준, 고효율 진동 절연, 포괄적인 음향 흡수라는 세 가지 축을 기반으로 한다"며 "모듈 전체에 소프트 진동 디커플링(격리) 시스템을 적용해 통합된 부품들의 질량을 활용해 잔여 진동을 줄였고, 특수 폼 소재로 맞춤 제작된 전용 음향 커버가 모듈 전체를 감싸 소음을 차단하고 음질을 개선했다"고 전했다.
HICE 모듈은 완성차 제조사의 생산 공정도 대폭 단축했다. 슈피스 매니저는 "냉매 누설, 전기적 성능, 치수 검사 등을 사전에 완벽히 마친 모듈을 공급하기 때문에 완성차 조립 단계에서의 불량 및 재작업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수많은 분산 부품을 일일이 조립하는 대신 단일 모듈을 신속하게 장착함으로써 완성차 업체의 생산 비용과 시간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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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발타자르 쉴레마이트 한온시스템 독일법인 시니어 매니저, 토니 슈피스 매니저, 토비아스 하스 시니어 매니저. 한온시스템
하스 시니어 매니저 역시 "BMW와의 협업 과정에서도 완성차 조립 공정에서 빠르고 견고하며 신뢰성 높은 조립이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핵심 목표였다"며 "차량 제조 공장으로 운송되는 동안 진동 절연 부품에 사전 응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방지하는 안전 설계도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한온시스템은 HICE 모듈을 발판 삼아 차세대 친환경 열관리 시스템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쉴레마이트 시니어 매니저는 "HICE 모듈은 프로판(R290)과 같은 자연 냉매를 사용하는 차세대 초소형 모듈의 기반이 된다"며 "현재와 미래의 모듈러 차량 플랫폼을 폭넓게 지원해 개발 시간을 줄이고 생산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며, 추가적인 비용 절감과 조립 효율화를 위한 차세대 모듈 개발도 이미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양산차에 탑재된 모듈을 바라보는 개발진의 소회도 남다르다. 하스 시니어 매니저는 "초기 아이디어부터 제품 설계, 음향, 제조, 테스트, 품질 보증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를 하나로 융합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고 여러 차례 시행착오도 겪었다"며 "최종 제품이 양산에 들어가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을 보니 모든 노력이 보람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쉴레마이트 시니어 매니저는 "설계 초기부터 NVH를 핵심 개념으로 반영해 까다로운 차량 소음 기준을 충족할 수 있었다"며 "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을 보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때마다 팀 전체가 이뤄낸 성과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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