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결말> / 모나 D. 후커 지음 / 양지우 옮김 / 비아 펴냄 / 212쪽 / 1만 3000원
[뉴스앤조이-유영 대표] 마르코 복음서(마가복음)를 끝까지 읽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당황했을 법하다. 예수의 무덤을 찾아간 여인들이 겁에 질려 도망치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는 문장에서 이야기가 뚝 끊긴다. 부활한 예수도 등장하지 않고, 제자들의 재회도 없다. 지금 우리가 보는 성경에는 그 뒤에 짧은 결말이 붙어 있지만, 오래된 사본에는 그 대목이 없다. 학계에서는 대체로 후대에 덧붙은 부분으로 본다. 누군가는 이 결말이 견디기 어려웠던 셈이다.
모나 D. 후커의 <복음의 결말>은 바로 그 불편함을 정면으로 파고든다. 저자는 네 복음서가 하나같이 매듭을 짓지 않은 채 끝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마르코는 여인들의 침묵으로 이야기를 끊고, 루가(누가)는 사도행전에서 바울의 순교 대신 로마의 셋집 풍경으로 막을 내린다. 요한(요한복음)은 다 끝난 듯하다가 부록 같은 장을 하나 더 붙인다. 후커가 보기에 이 헐거움은 저자의 실수도, 자료가 사라진 흔적도 아니다. 독자를 이야기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정교하게 설계한 문학적, 신학적 장치라는 해석이다.
저자는 1931년생 신약학자이자 감리교 신자다. 브리스톨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케임브리지 대학교 레이디 마거릿 교수가 되어 1976년부터 1998년 은퇴할 때까지 신약학을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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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여성 최초로 <신학연구 저널> 편집장과 세계신약학회 회장을 맡았고, 2004년에는 영국 학술원 버킷 메달을 받았다. 마르코 복음서 연구와 바울 서신 연구에 큰 공헌을 남긴 학자로 평가받는다. 국내에는 앞서 <복음의 시작>(비아)이 소개됐다. 복음서의 도입부를 열쇠 삼아 네 복음서를 읽어 낸 책이니, 이번 책은 그 짝이 되는 셈이다.
구성은 단출하다. '시작과 끝'으로 운을 뗀 뒤 마르코, 마태오(마태복음), 루가, 요한의 결말을 차례로 살핀다. 마르코의 두려운 침묵은 독자더러 그 침묵을 대신 깨라고 등을 떠미는 장치로 읽힌다. 마태오의 결말에 놓인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는 약속은 예수의 현존을 2000년 전 팔레스타인에서 지금 이 자리로 끌어당긴다. 루가는 이야기를 매듭짓지 않음으로써 성령의 걸음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선포하고, 요한은 독자를 끝없는 탐구의 항해로 밀어 넣는다.
부제가 '제자도로의 초대'인 이유가 여기 있다. 결말이 닫히지 않았다는 말은 이야기가 아직 진행 중이라는 뜻이고, 다음 장을 쓸 사람이 읽는 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복음서가 '그때 거기'의 기록에 머물지 않고 '지금 여기'의 사명이 되는 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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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2쪽에 지나지 않는 얇은 책이지만, 성경이 지금 내 삶에 무엇을 묻고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은 얇지 않다.
"여자들은 겁에 질려 덜덜 떨면서 무덤 밖으로 나와 도망쳐 버렸다. 그리고 너무도 무서워서 아무에게도 아무 말도 못하였다.(마르 16:8) 독자는 당혹스럽다 못해 화가 나기까지 합니다. 이야기가 절반쯤 전해지다 끊긴 것 같기 때문이지요. 의문은 무엇 하나 풀리지 않은 채 그대로 남습니다. 대체 누가 무덤의 돌을 굴려 냈을까요? 흰옷을 입은 신비한 청년은 누구일까요? 예수께서 죽음에서 살아나셨다는 그의 말은 정말 사실이었을까요? 제자들은 갈릴리로 가서 그분을 만났을까요? 무엇보다도 여인들이 무서워서 아무에게도 말을 못 했다면 제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그 소식을 전해 들은 걸까요?" (2장 '마르코 복음서의 결말', 33~34쪽)
"어떤 이들에게 요한 복음서 21장의 마지막 문장은 더는 붓을 놀리지 않으려 궁색하게 내놓은 빈약한 결말처럼 보였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표현은 저자가 자신이 다루는 주제가 얼마나 거대한지를, 그 거대함을 글귀로 온전히 담아내기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고백입니다. (중략) 예수에 관해 배워야 할 바는 요한 복음서에 기록된 내용보다 아득히 더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발견하고 깨닫기 위해 독자가 닻을 올린 항해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입니다." (5장 '요한 복음서의 결말', 109~110쪽)
유영
부분으로 본다. 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