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가 나타난 지난달 12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가벼운 옷차림으로 걸어가고 있다.(왼쪽 사진) 불과 열흘 뒤인 22일 기온이 뚝 떨어지자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를 지나는 시민이 패딩을 입고 있다. 뉴스1·강예진 기자
지난달 민소매와 패딩을 번갈아 꺼내 입게 한 '널뛰기 가을 날씨'의 배후엔 수천 ㎞ 떨어진 러시아 우랄산맥 상공에 둑처럼 버틴 고기압이 있었다. 온난화로 북극이 데워지며 주변 찬 공기를 묶어두는 '벨트'가 힘을 잃었고, 그 여파로 대기 흐름이 막히자 찬 공기가 한반도를 덮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청은 4일 이런 분석을 담은 '2026년 10월 기후특성'을 발표했다. 가장 큰 특징은 '변동성'이었다. 지난달 전국 일평균기온은 가장 따뜻했던 12일(22.1도)과 가장 추웠던 28일(8.1도)의 차이가 14도에 달해 역대 네 번째로 컸다.
12일엔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0.1도까지 올랐다. 서울에서 근대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7년 이래 119년 만에 '10월 중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다. 이후 기온은 들쑥날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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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19.8도였던 일평균기온은 나흘 만에 9.8도로 10도 떨어졌고, 25일 16.9도로 올랐다가 사흘 뒤 8.1도로 다시 곤두박질치며 초겨울급 추위가 찾아왔다.
기온을 흔든 건 대기 흐름이었다. 중순엔 우리나라 상층에 머문 고기압성 순환을 따라 따뜻한 공기가 들어왔지만, 하순 들어 북유럽~우랄산맥 부근에 고기압이 버티고 서는 블로킹 현상이 강해진 여파로 한반도 상층에 찬 공기가 빠르게 남하했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우랄 블로킹 발생 시 우리나라에 찬 공기가 실린 기압골이 자주 내려오며 급격한 추위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통상 가을엔 고기압과 저기압이 번갈아 지나가며 추웠다 더웠다를 반복하지만 지난달 유독 찬바람이 매서웠던 이유다.
블로킹을 키운 배경으론 온난화가 꼽힌다. 북극 주변을 도는 제트기류(상공의 강한 바람띠)는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둬두는 '벨트' 역할을 한다. 그런데 빙하가 녹고 북극이 빠르게 더워지자 벨트 남북의 기온 차가 줄면서 힘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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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진 제트기류가 구불구불 흐르면 동서로 흐르던 대기가 곳곳에서 정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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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하순 2, 3일에 한 번꼴로 내린 비에도 블로킹이 한몫했다. 한 달 강수량은 108.5㎜로 평년(1991~2020년 평균)의 1.7배였는데, 108㎜가 중순 이후 내렸다. 하순 강수일수는 4.3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올해는 적도 부근 중·동태평양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은 강한 엘니뇨로 인해 서태평양 대류활동이 줄어들며 한반도 남동쪽에 고기압이 발달했다. 그 가장자리로 들어온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블로킹이 끌어내린 찬 공기와 부딪치며 비구름대가 만들어졌다.
토요일 '영하 4도' 강추위
변덕스러운 날씨는 이달 초순에도 이어지고 있다. 5일 전국에 또 가을비가 내리겠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5㎜ 안팎, 충청·경북 5~20㎜, 전라·경남·제주 10~40㎜다. 비가 그치면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기온이 뚝 떨어지겠다. 절기상 입동인 7일 전국의 아침 기온은 영하 4도~영상 5도로, 서울은 영하 1도까지 내려가 올가을 첫 영하권 추위를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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