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주정부와 주민들을 설득하며 각종 ‘당근’을 내밀고 있다. 특히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AI 규제를 전면에 내세운 민주당이 먼저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지 않으면 데이터센터 건설은 시작도 못할 판이라고 경고하면서다. 데이터센터 전면 건설 금지 공포에서는 벗어났지만 가뜩이나 AI 투자에 현금이 부족해진 빅테크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블루 쓰나미(민주당 압승)’로 끝난 중간선거 이틀 뒤인 5일(현지 시간) ‘지역사회 상생 약속’을 자체적으로 발표했다. 여기에는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 구매비는 물론 송·배전망 등 전력망 인프라 구축비까지 전액을 오픈AI가 부담하고 데이터센터 구동이 일반 소비자의 전기요금을 높이는 일을 방지하겠다는 ‘다짐’을 담았다. 또 데이터센터 건설로 예상되는 지역 고용 규모와 계획을 공개하고 주민이 선정한 현안 해결을 돕겠다는 지역경제 환원책을 포함했다. 데이터센터 건설 계약 시 공직자와의 비밀유지계약(NDA) 체결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불가하다는 원칙도 스스로 세웠다. 이면 계약 논란을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구글도 와이오밍주에 연료전지를 사용하는 170억 달러 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력비를 100% 부담하고 이 지역에 수억 달러 재산세를 납부하겠다는 방안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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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트너사들과 함께 지역사회 협의회를 구성해 우려 사항들을 해결할 것”이라는 .도 강조했다.
데이터센터 건설 유화책을 내세운 게 이들이 처음은 아니다. 아마존은 올 8월 전력 인프라 전액 부담과 전력망 개선 투자, 인력 양성 등을 데이터센터 건설 지역에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보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1월), 메타(3월) 등도 순차적으로 ‘전력비 부담·고용 확대’를 약속했다.
그러나 앞으로 빅테크에 가해질 압력은 이전과 차원이 다르다. 중간선거에서 텍사스 주지사에 당선된 지노 히노호사 당선인은 이날 CNN과 인터뷰하며 “텍사스 주민들을 (데이터센터로 인한 피해에서) 보호할 법안을 만들 것이고 그때까지 데이터센터 관련 업무들은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론 머스크와 그의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맺을 수 있고 데이터센터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 측 조건에 따라야 하며 지역사회가 데이터센터의 유치와 건설 방식 결정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텍사스에 있는 테슬라·스페이스X 본사가 ‘민주당 주지사’ 탄생으로 주를 떠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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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 상원에는 데이터센터에 전력망 비용 부담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계류돼 있다. 마틴 하인리히 민주당 상원의원이 올 7월 발의한 것으로 비용 부담 ‘검토’ 단계에 그친 공화당 측 법안보다 훨씬 수위를 높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민주당은 트럼프식 표현으로 (데이터센터를) ‘마음껏 지어라(build, baby build)’ 식의 접근 방식을 단호히 거부하고 있다”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빅테크들이 궁여지책으로 해외나 사막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만큼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미국 내 정치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을 빅테크들이 절감하고 있다는 얘기다.
AI 투자로 현금 여력이 。차 떨어지고 있는 빅테크에 또 다른 부담이 추가되는 셈이다. 알리안츠의 루도비크 수브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허가 부담과 건설 자원 집중으로 데이터센터 1GW를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미 매체 폴리티코에 전했다.
다만 민주당 입장에서도 AI에 대한 전면적이고 포괄적인 규제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현재 대체적인 관측이다. 또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새로운 주지사들이 취임한 이후에는 선거전에서 내세웠던 반(反)데이터센터 메시지가 .차 누그러질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전면적인 반대보다는 건설에 따른 비용 부담을 재분배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전개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고용 확대’를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