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의 첫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확정했다. 총 223억달러를 투입해 6.3기가와트(GW) 규모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은 후속 투자 사업으로 검토한다. 다만 원전과 LNG 사업은 구체적인 사업 구조와 경제성 등을 놓고 한미 간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정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이날 국회에 20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 협상 상황을 보고했다.
양국은 현재까지 협의한 내용을 토대로 조만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MOU 체결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국 간 합의 내용을 직접 발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 223억달러 텍사스 발전사업, 대미투자 첫 프로젝트로
엔시날 프로젝트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집중적으로 들어서면서 전력 수요가 커지고 있는 텍사스 지역에 대규모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전체 발전 규모는 6.3GW다. 우선 1.4GW 규모 가스터빈 발전을 건설한 뒤 4.9GW 규모 복합화력발전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국회에 보고한 사업비는 223억달러다. 정부는 20년 동안 432억9000만~454억300만달러를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액의 약 1.9~2.0배 수준이다.
사업 일정은 2027년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고 2029년 4분기부터 단계적으로 상업운전을 시작해 2032년 4분기 최종 발전용량을 확보하는 것을 전제로 산정됐다.
다만 PPA 체결에 대한 미국 정부의 확약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PPA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있다는 일부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정부는 "체결 시기를 굳이 앞당길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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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미국의 전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발전용량 확보 가격이 높아지고 있다는 。도 사업성 판단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 여러 사업 묶어 손익 관리…원리금 회수까지 수익 5대5
이번 대미투자 협상에서 정부가 확보한 핵심 안전장치는 개별 프로젝트가 아닌 여러 사업을 묶어 수익을 관리하는 구조다.
정부는 여러 투자 사업을 상위 특수목적법인(SPV)으로 묶는 '우산형 투자기구' 방식을 관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사업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전체 투자 수익성을 보완할 수 있는 구조다.
지난해 말 양국이 체결한 MOU에도 이 같은 방식이 담겼지만, 미국 정부가 최근 프로젝트별 개별 정산을 요구하면서 협상 과정에서 쟁。이 됐다.
정부는 개별 사업 정산 방식이 원리금 회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을 들어 미국 측과 협의를 이어갔고, 우산형 구조를 유지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익 배분 구조도 기존 협의 내용에서 조정됐다. 양국은 투자 원리금을 회수할 때까지 수익을 5대5로 나누는 내용을 MOU에 담기로 했다.
지난해 말 MOU에서는 사업 개시 후 20년까지만 수익을 5대5로 나눈 뒤 이후에는 미국이 9, 한국이 1을 가져가는 방식이 제시됐다. 투자 원리금을 20년 안에 회수하지 못할 경우 한국 측에 불리해질 수 있는 구조였다.
정부는 원리금 회수 이후로 수익 구조가 전환되는 시.을 늦추는 방안을 미국 측에 요구했고 이를 관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투자 한도 역시 2000억달러, 연간 투자액 200억달러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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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성이 당초 예상과 크게 달라질 경우에 대비한 장치도 마련됐다. 프로젝트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거나 사업비가 당초 예상보다 20%를 초과하는 등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양국 정부가 협의를 거쳐 사업계획과 예산을 수정할 수 있도록 했다.
원리금을 모두 회수하기 전에 사업을 청산하게 될 경우 한국이 우선적으로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구체적인 정보를 요구하고 프로젝트 매니저를 추천할 수 있는 권한도 협상 내용에 포함됐다.
여권 관계자는 "지난해 말 맺은 MOU와 비교해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투자 안전장치가 대거 보강됐다는 게 이번 협상의 성과"라고 말했다.
◆ 원전 8기 추진…한국형 APR1400 적용 여부 주목
2호 투자 후보로는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 사업이 제시됐다. 전체 사업비는 1200억달러 규모다.
8기 가운데 2기는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을 적용하는 방안이 알려졌다. 나머지 6기는 미국형 원전을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원전을 언제, 어느 지역에, 어떤 사업 방식으로 건설할지 등 세부적인 사업 구조는 확정되지 않았다. 원전별로 상업적 합리성을 따로 검토하는 절차도 밟기로 했다.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WEC) 지분 인수도 협의 대상이다. 정부는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를 기업공개(IPO) 공모가보다 10% 할인된 가격으로 취득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10% 미만의 지분으로도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당초 한미 간에는 웨스팅하우스 AP1000 6기와 한국형 APR1400 2기를 건설하는 방안 등이 거론돼 왔다.
증권가에서는 엔시날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가스터빈 8~10기 공급이 가능할 수 있으며, 잠재 수주 규모가 약 3조6000억~4조2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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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원전 투자 확대가 맞물릴 경우 북미 시장에서 가스터빈과 원전 사업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기회가 커질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 알래스카 LNG는 '투자 검토'…경제성 확보가 과제
3호 사업으로 거론되는 알래스카 LNG는 투자 규모와 사업성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그동안 사업성을 이유로 참여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지만, 이번 협상에서는 알래스카 LNG에 대한 투자를 검토한다는 내용을 MOU에 담기로 했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알래스카 북부 가스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남부 지역까지 운송하기 위한 약 1300㎞의 가스관과 액화시설 등을 건설하는 대형 에너지 프로젝트다.
높은 건설비용 때문에 미국 걸프만에서 생산되는 LNG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정부도 아직 상업성을 판단할 만큼 사업이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국회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미국이 제시한 사업 규모는 670억달러였지만, 투자액을 상당폭 낮추는 대신 MOU에는 '투자를 검토한다'는 수준의 내용을 담는 방안이 협의되고 있다.
당초 미국이 제안한 규모(670억달러)에서 투자액을 상당폭 낮추는 대신 '투자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수준에서 '투자를 검토한다'로 수위를 한 단계 높이는 방향이다.
대미 전략투자의 전체 규모와 관련해 정부는 연간 200억달러, 전체 2000억달러라는 투자 한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후속 사업의 경우 투자 규모만이 아니라 실제 원리금 회수 가능성과 수익성, 국내 기업의 사업 참여 여부 등이 주요 협상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원전과 알래스카 LNG는 아직 구체적인 사업 구조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후속 협상에서 사업성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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