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7년 만에 사회적 대화 복귀를 위해 대의원 표결을 시도했지만, 반대파 대의원들의 집단 이석으로 찬반 표결 자체가 무산됐다. 최근 정부가 민주노총이 요구한 사회적 대화 기구 개편에 협의할 뜻까지 밝히는 등 과거보다 상황이 우호적이었는데도 내부 문턱을 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노총은 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제85차 임시 대의원 대회를 열고 대통령 직속 노사정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복귀하는 안건을 논의했다. 대회 시작 때는 대의원 1766명 중 1061명이 참석해 과반수를 채웠다.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찬반 토론에서 반대파 대의원들은 “정부의 노동 개악에 들러리만 서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쏟아냈다. 결국 표결을 앞두고 대의원 270여 명이 자리를 떠나고 790명이 남았는데, 이는 의결정족수(884명)에 미치지 못한 것이었다. 양경수 위원장은 대의원 대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면 안건 가결 가능성이 높아, 반대하는 동지들이 이석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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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파가 회의장을 떠나는 방식으로 안건 처리를 막은 셈이다.
그동안 양 위원장은 “정부의 AI·반도체 중심 산업 정책 등에 민노총이 직접 개입해야 한다”며 사회적 대화 복귀를 계속 추진해왔다. 지난달 17일 중앙집행위원회 회의 때도 내부 반발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당시 양 위원장이 직권으로 7일 임시 대의원 대회를 소집했던 것이다.
과거 정부 때와 비교하면 복귀를 위한 외부 여건은 민주노총에 절대 불리한 상황이 아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월 민노총 지도부에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복귀를 직접 요청했고, 경사노위도 민노총이 요구한 합의제 운영과 산별노조 참여, 경사노위 명칭 변경 등을 “협의 대상으로 열어놓겠다”고 밝힌 상태였다. 또 노동 정책을 총괄하는 김영훈 현 고용노동부 장관은 민주노총 위원장, 김경자 청와대 현 사회수석은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출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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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무산을 놓고 “민주노총 내부에서 사회적 대화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당초 민주노총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했지만, 정부가 정리해고와 파견제를 도입하자 반발해 이듬해 2월 노사정위를 탈퇴했다. 그동안 복귀 시도는 있었다. 이수호 위원장이 있던 2005년 민노총 집행부는 사회적 교섭을 하자며 세 차례나 대의원 대회를 열었지만 정족수 미달과 반대파의 단상 .거 등으로 모두 실패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10월에도 임시 대의원 대회가 소집됐지만 정족수 부족으로 개회 선언조차 하지 못했다. 2019년 1월에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번까지 포함하면 민주노총이 노사정위 탈퇴 이후 대의원 대회에서 상설 사회적 대화 기구 복귀나 사회적 교섭 방침을 결정하려다 무산된 사례는 여섯 차례나 된다. 양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오늘 결론을 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게 돼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온라인으로 대의원 대회를 소집할지 여부 등을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위 명칭 변경 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