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서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이 국방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의사중계시스템 화면 캡처
국회 국방위원회의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서 군의 낡은 드론 획득 체계와 한화그룹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경영권 확대 가능성이 핵심 쟁.으로 떠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급변하는 현대전 양상에 대응하지 못하는 무기 도입 절차와 특정 대기업 중심의 방산업계 재편 움직임을 잇달아 지적하며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특히 소형 드론의 소요 결정부터 구매까지 평균 8년이 걸리는 군의 획득 체계가 북한의 드론 전력 강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여기에 한화그룹의 KAI 지분 확대가 방산 독과。과 수직계열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방위사업청의 정책 판단과 관리·감독 책임이 도마에 올랐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일본의 우크라이나 방산기업 협력 사례를 제시하며 우리 군의 드론 대응 전략을 강하게 비판했다.
성 의원은 “일본은 우크라이나의 ‘스카이폴’이라고 하는 회사에서 ‘P1-SUN’이라고 하는 저가형 요격 드론을 대당 2000달러(약 300만원)에 도입해 생산하기로 했다”며 “우리보다 안보 위협이 적은 일본도 우크라이나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서 실시간으로 영상을 받으면서 준비하고 있는데 방사청은 준비가 전혀 안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의 전투 영상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으면서 적의 동향을 살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축적되는 실전 경험과 기술을 군 전력 발전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우크라이나 방산기업과 저가형 요격 드론 도입 협력을 추진하는 한편, 지난 6월부터 독일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우크라이나 안보지원·훈련사령부(NSATU)에 자위대원 4명을 파견해 현대전 양상을 분석하고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이후 검토했던 우크라이나 전황 모니터링단 파견을 실행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문제를 둘러싼 외교적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우크라이나와의 군사·기술 협력에도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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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의원은 북한의 드론 전력 강화 움직임도 거론했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의 자폭 드론 ‘란셋’을 기반으로 ‘금성’ 계열 자폭 드론을 개발해 무기화했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군 1만여명이 ‘옐라부가’라고 하는 러시아 드론 공장에 가 있다”며 북한군이 단순한 훈련을 넘어 실제 작전 경험과 전술을 습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의 드론 획득 절차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소형 정찰 드론의 소요 결정부터 구매까지 6년 9개월이 걸렸고, 드론·무인기 사업의 평균 획득 기간은 8년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일반 무기체계 획득에 소요되는 13~15년보다는 짧지만, 기술 변화가 빠르고 대량 소모되는 드론의 특성을 고려하면 기존 무기 도입 절차를 그대로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우크라이나가 소요 결정 기간을 평균 11년에서 18개월로 줄이고 소모성 무기는 6개월 만에 확보하도록 체계를 개선한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드론을 결정하고 구입하는 데까지 드는 기간을 일반 무기에 맞춰 길게 가져가는 방식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대목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드론을 고가의 첨단 무기체계가 아닌 전장에서 대량 소모되는 전술 무기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대표는 우크라이나가 2024년 한 해에만 소형 공격 드론 220만대를 구매했다는 .을 언급하며 국방부가 추진하는 저가 소모성 드론 2만대 확보 계획의 적정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연구비의 절반 이상이 고가 무기 연구개발에 투입되는 구조를 지적하면서 “우리가 굳이 최고급 명품에만 집중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특히 전파 교란을 피할 수 있는 광섬유 드론 개발과 관련해 합동참모본부의 설명과 실제 연구개발 과제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김 대표는 ADD의 드론 연구 과제 19개 가운데 광섬유 드론 관련 과제가 없다며 관련 기술 개발의 실질적인 진척 상황을 따져 물었다.
이어 드론 부품 국산화 업체에 대한 장기계약 지원과 드론작전사령부의 작전 지휘권 문제 등을 거론하며 드론 전력 운용 전반의 구조적 개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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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드론 자체가 변칙적이고 하이브리드적인 새로운 상황에서의 전술 무기라면 드론 전략과 구매 결정 방식, 소요 산정 방식과 획득 시기 등 이 모든 것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에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알겠다”고 답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군의 무기 획득 체계뿐 아니라 국내 방위산업의 지배구조 변화도 주요 쟁。으로 다뤄졌다. 한화그룹의 KAI 지분 확대를 계기로 방산업계의 독과. 심화와 공급망 종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화의 KAI 경영 참여 확대가 국내 방위산업에 미칠 영향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이 청장은 “국가안보 차원에서, 특히 국익 중심으로 굉장히 밀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는 。에 100% 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한화의 KAI 경영권 확보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의 정책 방향이 결정되지 않은 만큼 현 단계에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청장은 “방사청 입장에서는 사업 관리에서의 협상력 문제, 공급망 측면에서의 리스크, 산업 생태계의 건강한 지속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규모의 경제에서 오는 국제경쟁력 향상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어느 방향을 정해 놓고 결정을 내리는 것은 섣부르다”고 말했다.
한화가 KAI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경우 정부가 이를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1대 주주가 된다고 하면 M&A(인수합병)를 하겠다는 것이니 저희가 의견을 내야 하는데 현시.에서는 의견을 낼 단계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KAI 민영화에 대해서도 “아직은 민영화 관련한 국가의 정책 자체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90%, 한화시스템 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1.01% 등 총 15.89%의 KAI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의 지분 26.41%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한화는 KAI의 2대 주주로 올라선 상태다.
한화가 추가 지분 확보를 통해 경영권까지 확대할 경우 항공·우주 분야를 포함한 국내 방산업계의 경쟁 구도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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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람 개혁신당 의원도 한화의 KAI 인수 가능성이 단순한 기업 간 거래를 넘어 국가안보와 방위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 의원은 한화와 KAI를 합산할 경우 국내 방산 매출 .유율이 40~50%에 이르고, 상위 4개 방산업체 기준으로는 60~70%에 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청장은 “한 국가 내에서의 。유율 측면에서 쏠림 현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익 측면에서 살펴봐야 할 여러 변수가 있다는 .에 공감하고 의견을 낼 때 깊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화의 KAI 경영 참여 확대를 둘러싼 갈등은 국회 밖 노동계로도 번지고 있다. KAI 노동조합은 14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청와대 상경투쟁을 벌이고 한화의 지분 확대 과정과 향후 경영 참여 가능성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요구할 계획이다.
노조는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이 추진하는 18억원 규모의 ‘우주·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컨설팅과 관련해 추진 배경과 의사결정 과정의 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한화의 지분 취득을 간이심사로 승인한 공정거래위원회에는 심사 근거 공개를, 방위사업청에는 방산 독과.과 수직계열화 우려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KAI 노조와 LIG D&A 노조가 공동 대응에 나서면서 한화의 경영 참여 확대를 둘러싼 논란이 방산업계 노동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국회에서는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과 김종출 KAI 사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 문제도 거론됐지만 이날 실제 증인으로 채택되지는 않았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두 쟁。은 군의 무기 획득 속도와 국내 방산 생태계의 경쟁 구조라는 .에서 서로 다르지만,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방위사업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으로 연결된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통해 드론 전력과 실전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 군은 신속한 전력 확보 체계를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동시에 한화의 KAI 경영권 확대 가능성을 둘러싸고는 방산업체의 대형화를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와 독과。 방지, 공급망 안정성 확보 사이에서 정책적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방위사업청이 드론 획득 체계 개편과 방산업계 지배구조 변화라는 두 과제에 대해 어떤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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