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몇 분이세요?”
지난 16일 오후 7시 홍콩 침사추이의 한 골목. 한식 전문。에서 일하는 현지 직원이 유창한 한국어로 손님을 맞았다. 가게 밖에는 수십 명이 줄을 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메뉴판에는 ‘족발’ ‘해물파전’ ‘삼겹살’ 등 한글 메뉴명이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고, 주문할 때 한글 메뉴명을 그대로 말했다. 하지만 직원도, 손님도 대부분 한국인이 아니었다.
K푸드 열풍이 한 단계 진화했다. 일부 한류 마니아가 호기심에 맛보던 음식을 넘어 족발, 곱창, 파전 등 한국인의 일상식이 세계 곳곳의 외식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홍콩 최대 관광·쇼핑 상권 침사추이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홍콩의 K푸드 열풍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21일 홍콩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산 즉석식품 수입액은 2024년 2552만달러에서 지난해 3116만달러로 22.1% 증가했다.
모바일황금성
같은 기간 한국산 증류주 수입액도 960만달러에서 1080만달러로 12.5% 늘었다.
한식당 출。도 늘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JLL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홍콩에서 새로 문을 연 외식 브랜드 가운데 한국 콘셉트의 식당 비중은 7.5%였다. 2018년 3.5%의 두 배를 넘어섰다. 출. 지역도 관광객이 몰리는 침사추이와 코즈웨이베이를 넘어 현지인이 거주하는 주거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침사추이 킴벌리로드 일부는 마치 한국의 거리를 옮겨놓은 듯했다. ‘돌담길’ ‘광장시장’ ‘남대문’ ‘김치’ 등 한국을 연상하게 하는 상호를 내건 식당이 밀집해 있다. 메뉴도 불고기·비빔밥·치킨을 넘어 족발과 곱창, 파전, 막걸리, 간장게장, 한우 숯불구이 등으로 다양하다. ‘Korean BBQ’ 등 영어로 된 상호가 아니라 한글 간판과 한국식 메뉴명 자체를 내건 곳이 많다.
알라딘사이트
홍콩의 한식 열풍이 눈길을 끄는 것은 한식이 세계적으로 비싼 임차료를 감당할 수 있는 외식 콘텐츠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만큼 집객력과 수익성이 높다는 의미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해 침사추이 주요 상권의 임차료는 ㎡당 연간 1만3907유로로 세계 4위였다. 서울 명동(㎡당 5997유로·세계 9위)의 두 배가 넘는다. 코즈웨이베이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침사추이에 이어 임차료가 두 번째로 높은 상권이다.
한식 가격도 만만치 않다. 김밥 한 줄이 40홍콩달러(약 7000원)로 한국의 두세 배지만 식사 시간마다 손님이 몰린다. 홍콩은 인구가 약 750만 명으로 시장 규모는 작지만 주거 공간이 좁아 외식이 일상화한 데다 구매력도 크다. 홍콩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만6983달러로 중국 본토의 네 배를 웃돈다. 침사추이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유가명 씨(36)는 “한식이 비싼 편인데도 현지 손님이 꾸준히 찾는다”고 말했다.
줄을 서 입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