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떼를 지어 모여서 노래와 춤을 즐기며, 술 마시고 노는데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삼국지 위서동이전 한전의 한 대목이다. 술은 여럿이 즐길 때 흥이 더해진다. 사람과 사람의 왕래가 빈번한 지역은 술문화도 빨랐다. 삼남대로 중심지인 천안은 삼거리와 주막 등이 번성해 일찍부터 전통주가 발달했다. 읍면마다 한두 개 양조장이 존재했다. 사라진 곳도 있지만 여전히 천안술의 자부심을 지키며 고군분투하는 이가 있다. 2000년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에 설립된 농업회사법인 (주)두레양조의 권혁준 대표다.
두레양조는 거봉포도 주산지인 천안시 입장면 농가에서 생산한 포도로 와인, 증류주, 브랜디를 생산한다. 단순 제조시설에 그치지 않고 와인체험과 시음 등이 가능한 와인성과 술미니박물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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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대표는 1996년 정부의 포도가공식품 100% 수입개방 발표 이후 가공산업이 활성화돼야 포도산업 또한 성공할 수 있다는 일념으로 천안의 우수한 포도를 원천 재료 삼아 양조시장에 뛰어 들었다. 두레양조의 대표 브랜드는 두레앙(DUREAN). 사명과 브랜드에 포함된 두레는 무슨 의미일까? 권혁준 대표는 "'두레'는 농사일이 바쁠 때, 서로 도와서 공동으로 일을 하기 위해 마을 단위로 짜여진 모임이었다. 서로 돕는 지혜를 짜냈던 것"이라며 "두레안에서 힘을 합쳐 지역 특산품을 살리고 공동 발전을 이루자는 취지"로 사명을 정했다고 말했다.
두레앙 와인은 대통령 취임 축하연에 사용됐는가 하면 브랜디는 2018년 충남술 TOP10에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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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와인이 충남술 TOP10에 포함된데 이어 이달 제2회 대한민국 증류주 대상을 수상했다.
두레양조에는 보물창고가 있다. 농가형 와인가공 공장 지하 저장조 1층에 차곡차곡 보관된 오크통이다. 한여름에도 서늘한 저장조에는 120개 오크통이 있다. 오크통은 로키산맥 나무로 만든 것을 비롯 스페인, 포르투갈 등 해외서 직접 들여왔다. 오크통에서 숙성된 두레앙 브랜디는 오크향과 묵직한 바디감이 일품이라는 평가다.
보물 1호 오크통이지만 풀리지 않는 숙제에 고충도 털어놨다. 권혁준 대표는 "포도를 수확해도 농민들이 판로가 없어 큰 시름을 앓고 있다"며 "오크통 원액을 담보로 농협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이 가능하다면 포도를 더 많이 수매해 농민들에게 도움 되고 전통주 활성화 기반을 다질 수 있을텐데 현재는 이 창구가 꽉 막혀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말로만 전통주 진흥이 아닌 실질적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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