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대법원장 국정조사를 추진하자 법원 안팎에서 "국회가 스스로 법을 어기는 것"이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재판 독립을 저해하면서 대법관 제청권을 압박하고, 탄핵을 통해 대법원장을 무력화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2026년 11월 5일 국정조사 요구서를 본회의에 보고할 계획이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10월 29일 당 회의에서 △대법원의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12·3 비상계엄 당시 대법원의 대응 △대법관 재제청 논란 △업무추진비 집행과 현금 격려금 지급 의혹 △김건희 여사 재판 지연 의혹 등 법원 관련 '5대 의혹'을 언급했다.
"입맛 맞는 대법원장 앉히려 망신주기"
이에 법원 내부는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이다. 국정조사를 앞세워 재판과 대법관 제청 등 사법부의 헌법상 권한 행사를 억누르려 한다는 것이다. 지방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대통령이) 원하는 후보군에서 골라 제청하라는 요구를 거부했다고 이를 국정조사 사유로 삼는 것은 대법원장의 헌법상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방법원의 한 판사도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 뭐라고 하는 건 완전히 법에 어긋나는 것이다. 국회가 스스로 삼권분립에 근간한 헌법을 어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국정조사로 망신을 주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을 만들려는 것인데, 정작 나오는 것은 없지 않나. 결국 탄핵을 위한 빌드업"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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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기만 해도 직무가 정지된다. 망신을 주고 무력화한 다음,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히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대법관·법관대표 회의 왜 침묵하나"
법원 지도부가 '뭔가'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고법판사는 "대법원장을 상대로 한 일이 개별 판사에게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법관회의가 먼저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래야 그다음 대응도 가능하다. 그런데 대법관회의도, 법관대표회의도 조용하다"라고 했다. 그는 "일 잘하는 사람들은 다 나가고 초식동물 같은 사람들만 많이 남았다. 초식동물은 위기가 오면 도망가거나 가운데로 뭉치지 않나. 지금 법원이 상황이 있어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라고 했다.
법원 밖 비판도 날카롭다. 사단법인 착한법 만드는 사람들은 10월 29일 성명에서 "판결의 결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판결을 내린 대법원의 수장을 국회 증언대에 세우는 것은, 국회가 대법원 위의 상급심 노릇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봉숙(사법연수원 32기) 서울광역공소청 검사도 10월 29일 페이스북에 "이렇게 노골적으로 탄핵소추의 목적이 '직무정지'와 '겁박'이라고 떠들어댈 수 있는 용기(또는 무식)가 놀랍다"며 "순전히 정치적인 목적으로 헌법기관인 대법원장의 기능을 정지시키기 위해서 탄핵소추를 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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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도는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에 대한 직접적인 침해이자 헌법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서, 당장 중지돼야 한다"고 썼다.
"독재 정권 때도 없던 일"
김종민(21기) 법무법인 엠케이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과거 권위주의 군사독재정권에서도 하지 않았던 짓을 민주당이 한다는 게 매우 충격적"이라고 했다. 임무영(17기) 법무법인 케이원챔버 변호사는 "개별 사건과 관련해서 국정조사를 하는 것은 법에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며 사법권을 침해하므로 위헌·위법"이라며 "대법원장은 국정조사에 응할 필요도 없고 응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제로 조사를 시행할 경우 국정감사법 자체에 처벌 규정이 없어도 형법상 직권남용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국회가 강행한다면 입법부와 사법부가 정면 충돌하게 되고, 독재라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차진아(31기)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판결은 정의로운 것이 되고, 불리한 판결은 사법개혁의 대상이자 명분이 되는 식"이라며 "사법부 독립과 권력분립의 체계 자체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의혹의 진상 규명이 목적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 고법판사는 "국정조사법은 재판에 관여할 목적의 조사를 금지하는데, 민주당이 그 목적을 명시적으로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여당이 한 말을 보면 그 목적을 '재판'이라고 추인할 수 있으므로 헌법 위반은 명백해 보인다"고 했다.
들려는 것인데,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