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리포트]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한 번쯤 떠올리는 선택지, 바로 ‘장사’입니다. 하지만 어떤 가게는 줄을 서고, 어떤 가게는 문을 닫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매출이 오르면 정말 사장님도 돈을 벌까요? 장사의 기술부터 자영업자의 애환, 그리고 장사를 둘러싼 ‘갑과 을’의 생태계까지. 대한민국에서 내 가게를 꾸려간다는 것의 진짜 모습을 들여다봅니다.
매장 바닥에 쏟아진 음료수, 냉동고 위에서 녹아내린 아이스크림, 외부에서 가져와 버린 쓰레기. 밤에는 술에 취한 손님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결제가 안 되잖아요.”
직원이 없는 무인。포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무인。포는 인건비를 줄이고 。주가 매장에 계속 머물지 않아도 된다는 . 때문에 비교적 손이 덜 가는 사업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계산대에 사람이 없을 뿐 청소와 상품 진열, 고객 응대, 도난 확인, 시설 관리 등 사람이 해야 할 일은 그대로 남아 있다.
현장에서 즉시 문제를 처리할 직원이 없다 보니 손님이 떠난 뒤 상황을 확인하고 수습하는 것도 .주의 몫이다. 인건비가 줄어든 대신 。주의 보이지 않는 노동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남는다는 게 현장 .주들의 이야기다.
● 아이스크림 꺼내놓고 ‘그냥 간다’
서울에서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을 운영하는 김모 씨(40대·여)가 가장 힘들어하는 일 중 하나는 고객이 남기고 간 흔적을 치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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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바닥이나 키오스크, 냉동고 위에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 음료수를 쏟은 뒤 그대로 가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냉동고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냈다가 마음이 바뀌어 원래 자리에 돌려놓지 않고 키오스크 위에 올려둔 채 가는 손님도 있다. 。주가 발견할 때쯤이면 상품은 이미 녹아 판매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외부에서 가져온 쓰레기를 매장에 버리고 가는 경우도 있다. 여름철에는 음식물이나 음료 때문에 개미와 벌레가 꼬일 수 있어 발견하는 즉시 치워야 한다.
김 씨는 “밤에 취객이 들어와 아이스크림을 잔뜩 꺼내 바닥에 뿌려놓고 간 적도 있고, 어떤 손님은 커피를 냉동고 위에 쏟고 그냥 가는 바람에 액체가 냉동고 내부로 흘러들어가 내용물을 전부 꺼내고 청소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엄마와 함께 온 아이가 매장을 돌아다니다 냉동고 스위치를 껐지만 이를 모른 채 떠나면서 안에 있던 아이스크림이 모두 녹아버린 일도 있었다.
● 새벽에도 “결제가 안 돼요”…。주 휴대전화가 고객센터
무인가게에도 고객 응대와 감정노동은 남는다. 전화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걸려온다. 키오스크 사용법을 모르거나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다며 .주에게 짜증을 내는 손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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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새벽에 취객이 키오스크 앞에서 헤매다가 전화해 깜짝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본인이 사용법을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도 。주에게 짜증부터 내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정지된 카드로 결제가 안 된다고 화를 낸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직원이 있는 매장이라면 영업시간이 끝나면 고객 응대도 끝난다. 하지만 24시간 운영하는 무인。포에서는 。주의 휴대전화가 사실상 24시간 고객센터 역할을 한다.
매장에 하루 종일 머물 필요는 없지만 언제 생길지 모르는 문제에 늘 대응해야 한다. 휴가도 마냥 자유롭지는 않다. 며칠간 매장을 비우려면 가족이나 지인에게 관리를 부탁하거나 별도의 관리 인력을 써야 한다. 。주의 시간을 쓰지 않으려면 결국 다른 사람의 시간을 돈을 주고 사야 하는 셈이다.
● CCTV 있으면 끝?… 돌려보고 경찰 대응하는 것도 ‘노동’
도난도 상품 하나를 잃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상품을 계산하지 않고 가져가는 명백한 절도뿐 아니라 여러 상품을 산 뒤 일부만 결제하거나, 비싼 상품을 가져가면서 더 싼 상품의 바코드를 찍는 경우도 있다고 김 씨는 말했다. 아이스크림 한두 개를 사면서 유상 판매하는 봉투를 여러 장 가져가는 사람도 있다.
CCTV가 있다고 해서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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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을 돌려보며 피해 시간과 상황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한 뒤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는 데도 시간과 노동이 들어간다.
절도범이 붙잡혀 형사처벌을 받더라도 피해 금액이 자동으로 。주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김 씨는 “가해자 측에서 연락해 피해 금액을 갚고 합의를 요청하는 경우라면 그나마 물건값을 받을 수 있지만, 신고 이후 처리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며 “절도범이 처벌받는 것과 。주가 손해를 돌려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의 한 매장에서는 반복적인 도난 피해를 호소하다 결국 영업을 접은 사례도 있었다.
● 사라진 건 ‘노동’이 아니라 ‘계산대의 직원’
그렇다고 무인.포에 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나 직원이 영업시간 내내 계산대 앞에 붙어 있을 필요가 없고, 자동결제와 CCTV, 원격관리 시스템을 이용해 시간을 비교적 유연하게 쓸 수 있다는 。은 분명한 장.이다.
하지만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다르다. 계산대의 직원은 사라졌지만 청소와 상품 관리, 고객 응대, 시설 관리, 도난 대응은 여전히 누군가 해야 한다.
김 씨는 “가게 문을 열어놓으면 알아서 물건이 팔리고 돈이 들어오는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몸이 하루 종일 가게에 묶이지 않는 것은 확실한 장.이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사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을 서고, 어떤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