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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자카르타 현장 모습. ⓒ Art Jakarta
세계 곳곳에 아트페어가 넘쳐나는 시대, 동남아시아에서 유독 뜨거운 이름이 있다. 오직 아시아 갤러리만으로 판을 짜는 ‘아트 자카르타’다.
전 세계 아트페어는 이미 포화 상태다. 매월 전 세계 다양한 도시에서 페어가 열리고, 우리나라에서만 한 해 100여 개 아트페어가 개최된다. 페어라는 형식 자체에 회의를 느끼는 미술 애호가가 적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만큼 각 페어의 고유한 개성이 더욱 중요해졌다.
아시아 갤러리로 채운 페어
아트 자카르타의 첫 번째 의미는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페어라는 데 있다. 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 등 11개국으로 구성된 동남아시아는 젊은 인구가 많은 거대 시장이지만, 아직 나라마다 제대로 자리 잡은 아트페어가 드물다. 이 지역에서 확고히 자리를 굳힌 페어는 아트 자카르타와 아트 SG 정도다. 얼마 전 첫 ‘아트 방콕’이 열렸지만 국내외 20개 갤러리가 참여한 작은 규모로, 개최 자체에 의미를 둔 행사였다. 매년 1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트 SG가 아트바젤이나 프리즈를 연상시키는 익숙한 형식이라면, 아트 자카르타는 아시아 갤러리만 초대한다는 。에서 특별하다.
올해 아트 자카르타는 10월 2일부터 4일까지 JI엑스포 케마요란(JIExpo Kemayoran)에서 열렸다. 참가한 갤러리는 총 75곳. 절반 이상이 인도네시아 갤러리였고, 해외 갤러리는 33곳(신규 19곳 포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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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미술을 생소하게 여기는 이가 많겠지만, 인도네시아는 세계 인구 4위의 대국인 만큼 해외에 이름을 알린 스타 미술가도 꽤 있다. 컬렉티브 루앙루파(Ruangrup)는 2022년 <아트리뷰> ‘파워 100’에서 1위에 올랐고, 에코 누그로호(Eko Nugroho), 좀펫 쿠스위다난토(Jompet Kuswidananto), 우지 하한(Uji Hahan), 트로마라마(Tromarama) 등은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차례 전시를 열었다. 인도네시아 미술 작품은 규모가 크고, 사회문제를 노골적으로 반영하되 어둡지 않다는 것이 공통.이다.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작업하는 앙리에트 루이즈(Henryette Louise)의 설치 작품은 가발, 테이블, 철제 장식 등으로 구성한 원초적 형상으로 인기를 모았다. ⓒ Art Jakarta
컬렉터가 키운 페어
아트 자카르타를 이끄는 톰 탄디오(Tom Tandio)는 재벌 컬렉터 출신으로, 오랫동안 인도네시아 작가들을 후원해왔다. 세계의 아트페어와 비엔날레를 두루 누비던 그는 2018년 직접 페어를 인수해 지금의 모습으로 키워냈다. 동남아시아는 아직 정부의 지원과 후원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이처럼 기업이나 개인의 미술계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트 자카르타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아트페어로 자리매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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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페어로 경제적·정치적 어려움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인도네시아 미술계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트 자카르타는 아시아 미술계 사람들이 만나 정보와 지식을 나누고, 네트워크를 쌓으며 협력하는 장이 되어왔습니다. 인도네시아와 아시아의 미술 시장 생태계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길 희망합니다.”
젊은 관객이 오래 머무는 페어
아트 자카르타의 공간 구성도 흥미롭다. 75개 갤러리가 모인 ‘갤러리’ 섹션을 중심으로, 안쪽 벽면을 따라 14개 브랜드가 예술 협업 부스를 꾸렸다. 출구 쪽에는 야시장을 모티프로 자카르타 맛집을 한데 모은 ‘푸드 마켓’과 인도네시아 무명 예술가 39팀이 아트 상품을 파는 ‘신(SCENE)’ 섹션이 발길을 붙든다.
낯선 인도네시아 갤러리 가운데 무엇부터 봐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름난 곳부터 둘러보는 것도 방법이다. 로(ROH, 자카르타), 아라 컨템퍼러리(ara contemporary, 자카르타), 가자 갤러리(Gajah Gallery, 자카르타), ISA 아트 갤러리(ISA Art Gallery, 자카르타), 루바나(Rubanah, 자카르타), 아트소시에이츠(ArtSociates, 반둥), 갈레리 루앙디니(Galeri Ruang Dini, 반둥) 등이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갤러리다.
작아진 작품, 커지는 시장
아쉬움도 있었다. 팬데믹 전후만 해도 수작업으로 완성한 초대형 작품을 갤러리 부스와 특별전 ‘스폿(SPOT)’에서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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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부조리한 정치·경제 현실을 직설적으로 꼬집는 작품도 많아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였다. 올해는 작품 크기가 다소 작아졌고, 저항적 작품도 줄었다.
그럼에도 시장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인도네시아 금융기관 BCA에 따르면 현대미술을 포함한 자카르타의 창조경제 분야는 꾸준히 성장해 2025년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의 10%에 해당하는 407조8000억 루피아를 창출했다.
미술관과 같은 대형 작품을 보여주는 ‘스폿’ 섹션에 전시한 베트남 작가 응우옌 푸엉 린(Nguy?n Ph??ng Linh)의 PVC로 만든 설치 작품. ⓒ Art Jakarta
한국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젊은 갤러리 14곳이 예술경영지원센터·문화체육관광부 등의 지원을 받아 별도 섹션 ‘코리아 포커스’로 참가했고, 백아트와 띠오(THEO)는 아예 자카르타에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호평에 힘입어 탄디오 디렉터는 매년 10월에 열리는 아트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두 개의 페어를 더 기획했다. 아트 자카르타 페이퍼스(Art Jakarta Papers, 2월)와 아트 자카르타 가든스(Art Jakarta Gardens, 5월)다. 페이퍼스는 종이를 주재료로 한 작품을 소개하는 페어이고, 가든스는 조각을 선보이는 야외 페어다.
아트 자카르타의 성공은 중동에서 새로 출범하는 ‘프리즈 아부다비’, ‘아트바젤 카타르’에 쏠린 기대와도 맞닿아 있다. 아트바젤과 프리즈라는 브랜드 자체는 새롭지 않다. 하지만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지역에서 신선한 작가들을 소개한다면, 이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anto), 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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