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청주] [앵커]
참사 피해 트라우마가 자녀 세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는 연속보도 순서입니다.
일본은 대지진이 촉발한 참사 기억이 자녀 세대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오랜 시간 추적해 왔는데요,
언어 발달, 집중력 등에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으로 남편을 잃은 재일 교포 홍경임 씨.
당시 홍 씨 곁에는 10살이 채 되지 않은 자녀 셋, 그리고 뱃속에는 막내딸, 에리나가 있었습니다.
행여나 자신만의 기억이 아이들에까지 영향을 주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섭니다.
[홍경임/동일본대지진 유가족 : "(남편을 잃고) 제가 굉장히 많이 화를 냈고, 많이 울고 그런 게 있어서, (저 때문에) 애가 굉장히 사람들을 만나는 걸 많이 거부하고, 상처받은 사람들 보면 토하려고 하고."]
지진과 같이 위험이 상존하는 일본은 2015년부터 대지진 직후 피해 지역에 태어난 자녀와 부모의 후유증을 살피는 연구가 이어오고 있습니다.
일부 아이들이 산만하거나 집단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보육 현장의 우려가 계기가 됐습니다.
[후쿠치 나루/도호쿠 의과약과대학 정신과학교실 의학박사/공동 연구자 : "이 부분을 제대로 규명하는 일이 재난 이후 아이들과 가정을 지원하는 데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추적 관찰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습니다.
상당수 아이들에게서 7개월 정도의 어휘 발달 지연, 주의 집중 어려움, 불안과 우울, 공격적인 행동 등이 관찰된 겁니다.
체리마스터
특히 어휘 발달과 행동 문제 등은 부모의 정신 건강 상태와 관련성이 높다고 。도 확인됐습니다.
[후쿠치 나루/도호쿠 의과약과대학 정신과학교실 의학박사/공동 연구자 : "보호자와 완전히 동일한 증상이 아이에게 나타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보호자의 영향을 받아 아이에게는 아이 특유의 증상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지진 피해 지역은 빠르게 회복되며 일상을 찾아갔지만 유가족과 피해자들의 정신 건강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외형과 내면의 회복의 격차를 좁히는 일이 과제로 남은 겁니다.
재난 현장 자녀들의 성장을 꾸준히 살피고 쌓아온 기록은 그 간극을 좁히는 첫 걸음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국회입니다.
제로 남은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