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가 고령화에 대비해 퇴직연금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 대부분이 직장의 연금 지원을 받기 어려운 일자리에 종사하는 데다, 소득이 적거나 금융상품을 믿지 못해 가입 확대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 인구의 절반은 현재 30세 미만이지만, 2036년에는 60세 이상 인구가 현재의 두 배를 넘어 2억3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정부는 젊은 세대가 부모를 부양할 수 있을 때 노후 보장 체계를 미리 넓혀야 한다고 보고 퇴직 연금 가입을 홍보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가입을 권하는 국민연금제도(NPS)는 가입자가 낸 돈을 민간 운용사가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하는 퇴직 저축 제도다. 정부는 전국에서 설명회를 100회 넘게 열고 13개 언어로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은퇴할 때 인출할 수 있는 적립금의 비율도 기존 60%에서 80%로 높였다. 연금 당국은 현재 약 2300만명인 가입자를 5년 안에 2억500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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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인도에서 퇴직연금 계좌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전체의 30%도 되지 않는다. 노동자 10명 중 9명은 농업·일용직·플랫폼 노동 등 비공식 부문에서 일해 정부나 대기업 직원과 달리 직장이 연금 납입액을 보태주는 혜택을 받기 어렵다. 저소득층을 위한 별도 연금도 있지만 지급액은 월 10~53달러 상당에 그친다.
가장 큰 장벽은 소득이다. 뭄바이 외곽에서 플랫폼 노동을 하는 슈리샤일리아 캄블레(26)는 한 달에 약 1만5000루피(21만원)를 번다. 최근 친구에게 NPS를 소개받았지만 가입할 여력이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 그는 “뭄바이 같은 도시에서 이렇게 적은 돈을 벌어 노후를 위해 얼마나 떼어놓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농촌에서는 투자 사기로 쌓인 불신도 가입을 가로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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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동부 자르칸드주에서는 큰 수익을 약속하며 주민들에게서 매달 소액을 받아 간 사기가 잇따라 정부가 단속에 나선 바 있다.
저축할 여력이 있어도 불신은 남아 있다. 농민 안자나 데비(38)는 자녀 교육비로 은행에 40만루피(562만원)를 모았고, NPS에도 매달 최대 2000루피(2만8000원)를 납입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웃들의 투자 사기 피해를 지켜본 그는 “마을 주민들은 정부조차 믿지 못한다”며 먼저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금 홍보만으로 가입자를 늘리기는 어렵다고 본다. 지난해 ‘마시·CFA협회 글로벌 연금지수’에서 인도는 평가 대상 52개국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조사를 이끈 컨설팅회사 마시의 팀 젱킨스는 대기업 직원과 공무원에게는 비교적 괜찮은 연금 제도가 있지만 “아무런 제도도 적용받지 못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고 말했다.
뉴델리 국립공공재정정책연구소의 무케시 아난드 부교수는 노동자의 연금 계좌에 정부가 돈을 보태야 한다며 “정부가 먼저 돈을 넣지 않으면 제도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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