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 만찬장의 트럼프-시진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연설을 마친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차례를 넘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연단에 서자 자신의 연설문을 뒤늦게 챙기며 사과의 뜻으로 목례를 보냈다. 23∼25일 시 주석의 국빈 방문 기간 중 양국 정상은 무역 협상, 인공지능(AI) 대응, 이란 전쟁, 대만 문제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며 갈등 관리에 집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AP 뉴시스
“11월 10일 종료 예정이던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긴장 완화(d´etente)’ 조치를 내년 1월 1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2박 3일 미국 국빈 방문이 시작된 23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일각에선 ‘무역 휴전’의 3∼6개월 연장 가능성도 거론했지만 베선트 장관은 실무 협의를 거쳐 일단 2개월 연장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이 24일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도 비슷한 기류가 확인됐다. 핵심 현안인 △무역 협상 △희토류 공급 △인공지능(AI) 개발 경쟁 △이란 전쟁 △대만 문제 등에서 입장 차이가 드러났지만, 미중 모두 추가적인 충돌을 피하는 데 초。을 맞추며 ‘갈등 관리’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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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非)민감 상품의 관세 인하
25일 미국 백악관이 공개한 정상회담 관련 자료에 따르면 두 나라는 농산물·어류, 해산물·원목, 목제품 등을 비롯한 미국의 수출품과 소형 가전제품, 장난감, 어린이용 카시트 등 중국 측 수출품을 포괄하는 약 300억 달러(약 40조8000억 원) 규모의 비민감 상품에 상호 관세를 인하하는 권고안에 합의했다. 중국 측도 세부 내역을 밝히진 않았지만 300억 달러 규모의 상호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중 정상회담 의제로 처음 본격적으로 다뤄진 AI 개발과 관련해선 일종의 ‘핫라인’인 ‘미중 AI 대화 채널’을 수립하고 11월에 추가 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AI 기술을 선도하는 두 나라 간의 지속적인 협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 다만 미중 AI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상황이라 개발 속도 조율과 기술 침해 문제 등에 대해선 뚜렷한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 또 향후 이를 둘러싼 논의에도 난항이 있을 수 있다.
백악관은 양국 정상이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초지능(SI·Super Intelligence)’ 용어 채택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중국 측 발표문에는 여전히 ‘AI’로 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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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미국의 입장을 존중하고 ‘그 표현(SI)’을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양 당사국은 최신 동향을 고려해 교류를 강화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며 합의.을 모색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강조했다.
● 대만·이란 의제 충돌 피해
두 정상은 대만 문제와 이란 전쟁 등 민감한 안보 현안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또 충돌을 피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이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는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그간 미국이 사용했던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not supporting)’는 표현보다 강한 ‘반대한다(oppose)’는 명확한 입장을 취할 것을 요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에 “시 주석은 내가 (대만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매우 잘 이해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중국 측의 ‘대만 독립 반대’ 요구와 대만에 대한 미국산 무기 판매 승인 등에 관해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양국이 공개한 정상회담 성과 발표문에서도 대만 의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란 전쟁과 미국의 대(對)이란 경제 제재에 관해서도 양국의 온도 차가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에 반대한다는 데는 뜻을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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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는 2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이란을 군사적으로 지원하지 말라’는 입장을 전달했으며, 중국 또한 ‘이란을 지원하고 있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정(?正) 중국 국가부주석은 26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 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중국은 걸프 지역을 포함한 중동 국가들의 주권과 안보가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미국의 이란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일본 교도통신도 26일 이란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는 동참하지 않겠다는 방침임을 이란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 희토류 협상은 미진
미국의 ‘아킬레스건’이자 중국의 핵심 ‘압박 도구’로 꼽히는 중국산 희토류의 수출 통제에 대해서도 백악관은 “미중은 희토류 및 기타 핵심 광물 공급 부족과 관련된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고, 공급량이 적정 수준으로 회복되도록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반면 중국 측은 희토류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신화통신과 백악관 설명자료(팩트시트)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수차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연내 대화 의지를 내비쳐 왔다. 일각에선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성과 발표문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