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이사장
AI 시대의 국가경쟁력은 반도체에서 갈리고, 반도체 경쟁력은 다시 전력에서 결정된다. 세계 주요국이 천문학적인 지원을 쏟아부으며 반도체 생산기지 확보에 나서는 이유다. 이제 반도체 공장은 기업의 생산시설을 넘어 국가안보와 산업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자산이다. 그런 。에서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는 지역의 산업단지 하나를 만드는 사업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지도를 바꾸는 국가 프로젝트다.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가 갖는 의미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속도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기술 못지않게 시장에 얼마나 빨리 진입하느냐가 중요하다.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팹을 건설하는 상황에서 부지 확보와 인허가에 수년을 허비하면 시장을 놓칠 수 있다. 광주는 군공항 이전 부지를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산업단지를 처음부터 조성하는 것보다 부지 조성에 필요한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라는 속도전에서 대한민국이 귀중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둘째는 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돌파구다. 호남은 풍부한 태양광과 풍력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전력수요와 송전망 부족으로 계통 포화라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반도체 산업이 광주에 들어오면 호남에서 생산한 전기를 호남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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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으로 전기를 장거리 수송하는 구조에서 생산지 인근에서 소비하는 분산형 전력체계로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셋째는 국가균형발전이다. 대규모 반도체 생산기지가 호남에 들어서면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 전문인력이 함께 움직인다. 자동차와 가전 중심이었던 지역 산업구조를 AI·반도체·에너지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고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획기적인 전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전력이다. 반도체 공장은 단 한 순간의 전력 차질도 허용하기 어렵다. 전력이 제때 공급되지 않는다면 수백조원의 투자도, 첨단기술도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전력시장과 계통 운영을 책임지는 전력거래소가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적인 전력공급 기반 구축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하는 이유이다.
첫째, 반도체 공장 건설보다 전력 준비가 늦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현재 계획된 팹은 물론 향후 8~9기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2030년, 2035년, 2040년 단계별 전력수요를 전망하고 이에 맞춰 발전설비와 송·변전망, ESS 등 필요한 전력 인프라가 적기에 구축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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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은 완성됐는데 전기가 없는 상황'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둘째, 세계 최고 수준의 전력품질과 계통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반도체 공장은 순간적인 전압강하와 주파수 변동에도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송전망 다중화와 ESS, 동기조상기, 무효전력 보상설비 등 계통안정화 자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하나의 전력망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경로를 통해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다중 전력공급체계를 갖추도록 해야한다. AI 기반 예측과 실시간 계통운영 기술도 적극 활용할 것이다.
셋째, 광주·전남을 대한민국 미래 전력산업의 선도지역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호남의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원전, LNG, ESS, 수요자원을 효율적으로 결합하고 분산에너지와 실시간 전력시장을 발전시켜 나가겠다.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를 단순히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산업단지가 아니라 '재생에너지-첨단산업-스마트그리드'가 결합된 미래형 에너지산업의 실증무대로 발전시켜 나가야한다.
그러나 전력거래소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의 이해와 협력이 필요하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확대되면 더 많은 전기가 필요하다. 송전선로와 변전소를 확충해야 하고 재생에너지와 ESS를 확대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팹이 8~9기까지 확대된다면 원전 추가 건설을 포함한 대규모 무탄소 전원 확보와 송전망 보강도 미리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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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송전선로와 변전소, 발전소가 자신의 생활권에 들어오는 것을 선뜻 환영하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와 전력기관부터 달라져야 한다. 주민들에게 희생만 요구해서는 안 된다. 사업의 필요성과 안전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충분히 소통하며 합리적인 보상과 지역발전의 혜택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전력망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주민을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사업의 동반자로 모셔야한다.
전남광주통합시민 여러분께도 부탁드리고 싶다. 앞으로 건설될 발전소와 송전망, 변전소는 단순한 전력설비가 아니다. 광주의 반도체 공장을 움직이고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며 지역의 미래 산업을 지탱할 핵심 기반시설이다. 지역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관。에서 함께 지혜를 모아주시길 기대한다.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은 광주만의 성공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고, 호남의 재생에너지에 새로운 시장을 만들며,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과 전력수요를 분산시키는 국가적 전환。이다.
기업은 반도체 공장을 짓고, 전력기관은 전기의 길을 열며, 지역사회는 그 길이 지나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전력거래소도 책임을 다할 것이다. 필요한 전력은 제때 공급하고, 계통은 더 튼튼하게 만들며, 미래 전력시장은 한발 앞서 준비하겠다.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가 대한민국 AI·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심장이 될 수 있도록 전력거래소가 맡은 책임을 끝까지 다하겠다.
관계기관과 긴밀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