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블루 쓰나미’(민주당 압승)가 가능했던 데는 2024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견인했던 흑인·히스패닉 등 유색인종 노동계급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영향이 컸다.
‘다인종 노동계급 연합’이라는 강력한 정치적 자산을 구축하고도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2년 만에 이를 자기 손으로 무너뜨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트럼프는 민주당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는 동맹을 구축해놓고도 이를 유지하는 데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이는 미국 정치 역사상 가장 큰 기회 상실의 기록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4년 대선 당시 물가를 잡고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에 기대를 걸었던 유색인종 유권자들 사이에서 고물가에 따른 실망, 다양성 정책 폐기와 시민권 후퇴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반발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폴리티코는 “이번 중간선거의 이야기는 관세와 유가 폭등을 초래한 무분별한 전쟁, 이민세관집행국(ICE)의 무차별 체포작전으로 등을 돌린 흑인, 히스패닉 유권자에 의해 쓰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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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텍사스에서 38년 만에 민주당 상원의원이 탄생한 데는 텍사스 유권자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히스패닉의 표심이 민주당 쪽으로 기운 영향이 컸다. 지난 10월 말 CNN이 실시한 조사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63%는 제임스 탈라리코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흑인 유권자의 실망은 또 다른 공화당 텃밭인 미시시피마저 초접전 경합지로 만들었다. 지난 10월20일 발표된 공공종교연구소(PRRI) 설문조사에서 흑인 유권자의 공화당 지지율은 8%로 하락했다. 지난 대선 때의 15%에서 반 토막이 난 것이다. 미시시피는 미국 50개주 가운데 흑인 유권자 비중이 약 36%로 가장 높다.
흑인유권자권리운동의 공동설립자인 라토샤 브라운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흑인 유권자의 투표 참여율은 마치 버락 오바마가 출마했던 2008년 대선과 맞먹는 수준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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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전 중인 스콧 콜롬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그는 1982년 이후 44년 만에 탄생하는 미시시피 민주당 상원의원이자, 1870년대 남북전쟁 재건시대 이후 미시시피주에서 선출되는 최초의 흑인 상원의원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백인 노동계급에서도 이탈 조짐이 뚜렷했다.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남성 유권자들의 공화당 지지 우위는 2022년 46%포인트에서 올해 31%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선거에 앞서 경제혁신그룹(EIG)이 노동자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54%로 공화당(39%)을 앞섰다. 특히 생산·건설업 등에 종사하는 블루칼라 노동자의 58%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반대했다. 물가를 잡고 제조업 일자리를 되살리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이 오히려 노동계급의 경제적 실망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J D 밴스 부통령의 정치적 지지기반인 오하이오의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오랫동안 노조 운동에 헌신해온 셰러드 브라운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이기도 하다. 오하이오주 로레인 카운티의 노조협의회 론 애드킨스 위원장은 “2024년 공화당 후보를 지지했던 조합원 상당수가 이번에 브라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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